나는 오늘도 너에게 화를 냈다
나는 오늘도 너에게 화를 냈다
  • 김세원 중원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3.12.1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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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김세원 중원교육도서관 사서
김세원 중원교육도서관 사서

 

안돼! 하지마!

5살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나의 딸아이를 훈육할 때 가장 많이 건네게 되는 단어들이다. 요즘 딸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성 기르고 자연스레 자아가 형성되면서 자신의 생각과 습관들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아이를 볼 때면 기어다니면서 아빠, 엄마를 외치던 조그마한 딸이 어느새 이만큼 컸나라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 너무 귀여워 보이지만 가끔 심한 고집과 투정을 부리며 떼를 쓰는 아이를 볼 때면 나도 모르게 격한 감정을 표하게 된다. 지금껏 이런 감정 표현을 나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닌 훈육이라고 생각해 왔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딸이 예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 하는 행동들이라고. 하지만 나의 행동들은 아이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 못난 아빠의 서툰 육아 방식이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부족한 아빠였음을 깨닫게 해준 도서`나는 오늘도 너에게 화를 냈다'(최민준 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책의 내용은 우리 주변의 많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훈육에 대한 궁금증을 Q&A형식으로 적어 내려가고 있다. 통제, 미숙함, 짜증, 형제, 게임, 공부, 자존감, 사회, 자립이라는 9개의 주제를 가지고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자녀 훈육에 관한 다양한 고민거리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엄마에게 막말을 하는 아이, 다른 친구를 깨무는 아이, 짜증을 많이 내는 아이, 샘이 많은 아이 등 많은 유형의 아이들이 있었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부모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최민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제시하는 공통적인 솔루션은 부모의 인내심과 훈육을 하는 정확한 목적의식이다. 즉 아이가 현재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스스로 변화할 수 있도록 기다려 줄 수 있는 인내심을 갖고 아이를 교육하는 최종 목적이 부모의 입맛대로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함이 아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봐 주세요. 나는 지금 아이의 자기결정권을 빼앗으려는 걸까?'(P129)

아이는 분명 하나의 불안정한 인격체이다. 그러나 한 가지 더 분명한 건 부모 또한 완벽한 인격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가 겪고 있는 모든 과정들을 조금 더 일찍 겪은 것일 뿐 감정표현이 서툰 아이, 자녀교육이 서툰 초보아빠 서로 누가 더 나은 존재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뿐더러 이것을 고민해 보는 것조차 의미 없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분명 서툰 아빠가 맞다. 그렇기에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지금 옆에서 자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스레 미안한 감정과 안쓰러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볼에 입을 맞추며 “미안해”라고 속삭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딸아이에게 약속을 하고 싶다. 인내심을 가지고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열심히 너를 사랑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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