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끈' 서산 시민의 발 … 출근길 대혼란
`시동 끈' 서산 시민의 발 … 출근길 대혼란
  • 김영택 기자
  • 승인 2023.12.1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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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령버스 “기름 못 구했다” … 52대 중 13대만 운행
시, 전세버스 7대 읍·면 투입 … 1시간 이상 간격 왕복
이완섭 시장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단호 대처할 것”
서산 시내버스가 14일 첫차부터 운행을 멈춘 가운데 버스들이 차고지에 줄지어 세워져 있다. 운송업체는 운송수입금이 압류돼 연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52대 가운데 수소·전기차량 등 13대만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산 시내버스가 14일 첫차부터 운행을 멈춘 가운데 버스들이 차고지에 줄지어 세워져 있다. 운송업체는 운송수입금이 압류돼 연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52대 가운데 수소·전기차량 등 13대만 운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30분을 더 기다려야 대체버스가 온다니 그냥 지각이네요.”

서산지역을 운행하는 시내버스가 14일 첫차부터 운행을 멈춘 가운데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대체 전세버스를 기다리던 고교생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고교 1학년인 한 학생은 “어젯밤 시가 보낸 안전안내문자는 받았는데 대체버스 운행시간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게 실수”라며 “학교까지 40분이 걸리니 8시 출발하는 대체버스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운산면 직장으로 출근한다는 한 중년 여성은 “7시 55분 출발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대체버스는 9시 20분에 출발한다고 한다”며 “직장에서 상황을 이해해주긴 하겠지만 이 상황이 오래가면 큰일”이라고 걱정했다.

일부 시민은 급히 가족이나 가족에게 승용차를 가져오라고 연락했고 일부는 그대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터미널 한쪽에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전기·수소버스 13대만 운행하고 나머지는 운행을 중단한다'며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는 운송업체 서령버스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현재 서령버스는 충남버스운송사업조합 회비 2400만원과 직원 퇴직금 8400만원 등 약 1억원을 지급하지 않아 지난 8일부터 운송 수입금을 압류당한 상황이다.

같은 시각 서령버스 차고지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버스들이 가득 세워져 있었다.

이 업체가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모두 52대로 39대가 멈춘 것이다.

운전기사들은 일단 출근해 음주 여부 검사 후 출근부에 서명한 뒤 대기했다.

한 운전기사는 “회사에서 상황이 급진전할 경우에 대비해 대기하라고 지시했다”며 “일부는 회사에서, 일부는 집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서산시는 전세버스 7대를 터미널~읍·면지역 노선에 긴급 투입했다. 권역별로 1대가 왕복하다 보니 배차 간격이 1시간을 훌쩍 넘긴다. 운행정보는 시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읍·면지역에는 택시 50대도 투입했다.

시는 앞서 지난 5월에도 서령버스 운행 중단이 예상되자 택시·전세버스 업체 10곳과 운행협약을 체결했다.

시는 경찰서와 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에도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서령버스에는 강력한 행정처분 등을 통해 단호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이완섭 시장은 “지난해 100억원 넘는 보조금을 지원했는데도 충분한 자구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서령버스에 세금을 더 지원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며 “서령버스 측의 벼랑 끝 전술에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전날 누리소통망(SNS)에 올렸다.



/서산 김영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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