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등산, RICE만 기억하세요
안전한 등산, RICE만 기억하세요
  • 윤호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주무관
  • 승인 2023.12.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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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윤호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주무관
윤호원 청주시 상당보건소 주무관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이 계절별 제일 좋아하는 산이 겨울산이라고 하는 조사자료를 본 적이 있다. 겨울 설경을 구경하고자 요즘 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아질수록 등산 중 `발목염좌(ankle sprain)'로 인해 보건소 물리치료실을 방문하는 시민이 늘고 있다.

`염좌(sprain)'는 외상으로 인해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인대 및 근육이 외부 충격으로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중 `발목염좌'는 발목이 심하게 꼬이거나 접질릴 때 발목을 지탱하는 인대나 힘줄, 근육 등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발목을 지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발목 바깥쪽의 인대는 다른 인대보다 얇아서 염좌가 바깥쪽 신경의 손상으로 발목과 발등으로 찌릿한 느낌이나 통증이 나타나는 발생하기 쉽고,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운동 없이 서둘러 등산을 할 때는 발목을 접질리기 쉽다.

손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인대가 느슨한 위치에서 아물어 툭하면 발목이 접질리는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대처가 중요하다. 특히 중년층의 관절은 노화가 시작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발목염좌 예방을 위해서는 준비운동과 발걸음을 주의 깊게 딛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 전후에 발목 스트레칭을 충분히 부드럽게 해주고 장시간 등산이 예상되는 경우 발목 보호대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또한 겨울철 등산 시 눈에 미끄러질수 있으니 발걸음을 주의 깊게 내디뎌야 한다. 발목을 잘 잡아주는 미끄러짐 방지 등산화를 신고 등산스틱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예방에도 불구하고 산행 중에 갑작스럽게 발목을 접질렸다면 응급처치 방법인 `RICE 요법'을 이용하면 좋다. RICE 요법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으로 Rest(안정), Ice(얼음찜질), Compression(압박), Elevation(환부높임)의 앞 글자를 딴 응급처치 법이다. 자세한 대처법은 아래와 같다.

- Rest(안정):일상적인 활동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 Ice(얼음찜질):다친 후 48시간 이전에 얼음팩으로 약 20분씩 하루에 4~6회 얼음찜질한다. 얼음은 직접 피부에 대지 말고 수건을 싸서 사용한다.

- Compression(압박):발목을 붕대로 압박하면 부기를 줄이고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단, 붕대는 너무 세게 감지 말고 피부 접촉면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한다.

- Elevation(환부높임):발목을 심장보다 높게 올려준다.

등산 중 응급처치 후에도 발목 상태가 좋지 않고 통상적인 회복 기간인 1~2주가 지나서도 통증과 부기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발생한 염좌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아 발목관절의 불안정성이 남는 경우 수시로 발목을 접질리는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설경이 아름다운 겨울 산은 우리를 부르지만 동시에 많은 위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험은 충분한 지식과 준비로 대응할 수 있기도 하다. 등산 전후 스트레칭과 올바른 등산화의 선택 그리고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그 방법이다. 또 발목염좌 발생 시 앞서 설명한 RICE 요법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겨울 산, 안전한 걸음과 응급처치로 모두 즐거운 등산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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