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과 비범
평범과 비범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23.12.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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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사람 사이 가장 강력한 소통의 도구는 SNS다. 하루 상당 시간을 SNS 사용에 소비한다. 일상만 아니라 업무 처리에도 필수 도구다.

필자 같은 경우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은 카카오톡이다. 대부분 연락은 전화보다 카카오 문자를 사용한다. 강의 요청, 원고 제출, 모임 안내, 은행 업무 등 대부분 정보 교환은 모두 카카오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페이스북은 지인들의 근황을 알고 소식을 공유하는 데 사용한다. 내가 쓰는 다소 긴 글은 모두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한다. 나만의 메시지를 만들고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공유하는 용도다.

밴드나 인터넷 카페 등은 지금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인스타는 소식을 올리기보다는 사진을 통해 친구들의 일상이나 관심을 파악하는 용도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 이용자가 SNS에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는 행복한 순간이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 가장 빛나는 순간, 가장 최고의 경험을 올린다. 삶의 가장 비범한 순간을 자랑하고 보여준다. 그래서 SNS는 행복 소식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타인의 이런 비범한 순간을 보면서 반대로 나는 비참함을 느낀다.

남은 모두 아름답고 건강하고 멋지고 행복한데 나는 도대체 무엇인가? 친구는 해외여행 가고, 고급 음식 먹고, 우아하고 멋진 집에 사는데 내 삶은 왜 이렇게 초라한가? 상대적 박탈감에 허무해지고 불행감이 들이닥친다.

SNS 사용 시간이 많은 사람의 행복감이 낮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타인의 비범한 순간을 평범한 일상으로 보는 착각이 불행의 이유가 된다.

우리 일상은 평범하다. 비범은 특정한 순간에만 나타나는 특별한 경험이다. 매일의 삶이 비범하다면 그 비범은 평범으로 바뀐다. 삶에 감동적인 경험은 자주 있지 않다. 다른 사람이 평생 한 번 갈 수도 있는 여행 사진을 보며 매 순간 그렇게 살 것이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여행이 사진처럼 모두 아름답다고 할 수도 없다. 어떤 경험이라도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함께 있다.

가톨릭교회 전례력으로 이번 주는 대림 1주간이다.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이다.

대림은 구세주 탄생의 신비를 기다리고 묵상하는 시간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를 향한 구원 여정의 시작이다. 성탄절은 하늘이 땅이 되는 시간이다. 구세주가 사람이 되는 사건이다. 비범한 존재가 평범한 존재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비범이 평범이 되는 기적의 역사가 시작되고 되풀이된다. 반대로 평범은 비범이 된다. 죽음은 생명이 된다. 낮은 자는 높아진다. 고통은 기쁨이 된다. 절망은 희망이 된다. 삶의 모든 것이 바뀌는 기적이 일어난다.

우리는 매일 비범하게 살 수 없다. 아니 비범한 존재가 될 수 없다. 하지만 평범을 비범으로 바꿀 수 있다. 평범이 모이고 쌓이면 비범해진다. 일상은 이상이 된다. 매일의 삶을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평범은 비범이 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첫 주에 내 삶의 평범함에 감사하자. 행복은 평범이 비범이 되는 순간에 나타나는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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