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즐겁고 따뜻한 소통 공간
언제나 즐겁고 따뜻한 소통 공간
  •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 승인 2023.11.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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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경동 ‘카페이야기’

 

`가경'이란 지명은 영조때 발간한 `여지도서'에 가경곡리(佳景谷里)로 나타난다. 청주군 서주내면에 속해 있었는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당시 주변의 발산리, 시동리, 홍동, 신기리 일부를 병합하여 가경리로 명명하였고 1963년 청원군 사주면이 청주시에 편입될 때 가경동이 되었다. 1999년 터미널의 이전은 가경동 변신의 결정적 계기가 된다.

가경동 서현지구에 가면 동네로스터리의 전형이라 칭할만한 카페 `이야기'가 있다. 주인장은 졸업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준비중 스트레스 해소 겸 취미로 커피를 배운다. 그것이 2006년, 취미로 시작한 커피는 4년 뒤 가을 충북대 근처에 로스터리 카페를 오픈하면서 직업이 되었다. 오픈 당시 늘상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를 꿈꾸고 있던 차 `카페 이름으로 이야기는 어때?'란 언니의 말에 이야기가 그대로 타이틀이 된다. 오픈과정 내내 지금껏 인생멘토가 되어준 언니의 역할이 컸다. 물론 평소 후각과 미각에 스스로 자신이 있기도 했다.

사창동에서 7년 정도 카페를 운영하다 2017년 9월, 평소 꿈이었던 동네 로스터리 카페의 적지로 점찍어둔 가경동으로 이전하였다. 가게는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6시에 문을 닫는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쉬면서 커피를 볶는다. 몸이 편안해야 따뜻한 커피가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에 오픈 시간을 편하게 조정했다.

그녀가 카페를 운영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것중 하나는 새로운 품종의 다양한 커피를 손님들께 직접 소개함으로써 본인이 느꼈던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래서 매장의 컨셉은 다품종 소량 로스팅이다. 하여 매년 접하는 생두의 종류만도 백가지가 넘는다. 그녀 개인적으로는 스페셜티 커피의 향미가 잘 드러나도록 라이트하게 볶는다. 가공방식이나 품종에 따라 디게싱은 대략 1-2주 정도.

드립 메뉴에는 다양한 게이샤와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커피 등 주인장이 본인을 드러내는 방편으로 선택한 커피들이 즐비하다. 게이샤만 해도 파나마, 콜롬비아, 과테말라가 있고 에티오피아는 시다마 지역의 하마쇼와 오다코, 벤사 봄베가 있다. 게이샤는 2004년 단 할리(Don Holly)에 의해 신의 커피(God in Cup)로 불리게 된 그 게이샤쇼크의 주인공이고 시다마(Sidama)는 낮은 카페인 함량으로 저녁에 마시기 좋아 `커피의 귀부인'으로 칭해지는 커피의 시원 에티오피아의 커피이다.

드립 못지않게 에스프레소도 중요하다. 매년 서너 번 정도 계절에 맞는 생두를 구매하고 그 때 떠오르는 이미지에 맞추어 블랜딩을 바꾼다. 보통 단맛과 밸런스 그리고 클린컵을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는다. 따라서 아메리카노도 필터커피 마실 때처럼 진한 향미가 느껴질 수 있도록 집중한다.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정연정 문화경제학자

그녀의 `카페이야기'에서는 누구나 편하게 와서 본인 취향의 커피를 즐긴다. 그녀가 선택하고 로스팅하고 직접 내린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행복한 시간을 함께 나눈다. 가격도 비교적 착하다. 또 향미는 물론 공간이 차지하는 의미도 크다. 동네사람들이 마실 오듯 찾아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편안한 분위기와 그런 분위기에 걸맞는 언제나 즐겁고 따뜻한 소통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그 공간의 중심에 병인양 늘 다정한 주인장 나미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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