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기피 세대
공무원 기피 세대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3.11.20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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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김현숙 괴산교육도서관 관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청소년들이 직업을 고를 때 가장 중요시하는 대목은 수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18일 2023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3~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5.7%가 직업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이 `수입'이라고 답했다. 이어 적성·흥미(30.6%), 안정성(16.0%), 발전성·장래성(4.9%), 명예·명성(4.5%)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10년 전의 같은 조사에서는 청소년 응답자의 직업 선택 기준 1위는 적성 및 흥미가 38.1%로 1위였다. 이어 수입과 안정성이 각각 25.5%, 18.6%를 차지했었다. 청소년들은 2017년 조사 때까지는 적성·흥미가 수입보다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나 2018년부터는 적성보다 수입을 좇는 경향이 시작됐다.

이같은 청소년들의 직업 선택 기준은 희망 직종 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직업군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그동안 안정성과 정년 보장 등으로 1순위로 꼽혔던 공무원 직군이 연봉이 많은 대기업 직군보다 선호도에서 밀렸다.

선호하는 직업군을 고르라고 했더니 대기업이 31.4%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국가기관(공무원)으로 전체의 19.2%가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전문직(11.9%), 공기업(11.3%), 창업 등 자영업(10.8%) 순으로 집계됐다.

직업군 선호도 조사에서도 10년전에 1위였던 국가기관이 이번 조사에서 2위로 밀려났다.

2013년 조사에서는 국가기관이 29.7%로 1위를 차지하고 대기업은 24.2%로 2위였었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비중은 10년 새 7.2%포인트 늘었고 국가기관은 10.5%포인트 줄었다.

10대 청소년들의 직업 선호도 변화 추이는 물질 만능주의 세태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과거 우리 청소년들은 막연히 연봉을 많이 받는 고액 급여 소득자보다는 법관이나 외교관, 과학자, 벤처기업가, 의사, 정치인 등 사회 기여도가 높은 명예직 또는 전문직 직군을 희망했었다.

그러나 근래 들어 재화의 가치가 일반 가정의 실생활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청소년들까지 미래 직업을 선택하는데 적성보다는 돈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세태 의식은 공무원 이직률을 보면 더 잘 드러나고 있다.

최근들어 공무원의 조기 퇴직률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행안부가 조사한 재직기간 5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 수는 2017년 5181명에서 2020년 9258명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5년 미만 공무원 퇴직률은 0.46%에서 0.76%로 급증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타 직군에 비해 열악한 `박봉'에서 그 원인을 쉬 찾을 수 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9급 신입 공채 공무원(1호봉)의 월급은 177만원이다. 여기에 밥값 월 15만원, 직급 보조비 10여만원이 등이 지급되지만 급여액만 따지면 최저임금 201만원에도 못 미친다.

입사하자마자 연봉 5000만원 이상을 받는 대기업은 물론 웬만한 중소기업 급여생활자보다도 못하다.

여기에다 그나마 `위안'이었던 공무원 연금 혜택마저 개혁으로 인해 줄어들 상황. 이래저래 공무원 하기 싫어지는 세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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