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1천원 ` 붕어빵' 길거리 서민간식 실종
1개 1천원 ` 붕어빵' 길거리 서민간식 실종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3.11.13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물가 탓 가격 오르고
파는 곳 찾기도 힘들어
`붕세권' 신조어 등장도
간편식·냉동제품 대체

“붕어빵이 1개 1000원, 3개 2000원이라네요. 슈크림 들어있는 건 더 비싼데 이게 요즘 물가 맞나요? 다른 동네는 어떤가요?”

탕후루를 대신 할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도 `고물가'를 비껴가지 못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과거 붕어빵은 여러 개를 한 봉지에 담아 단돈 1000원에 사먹을 수 있는 `가성비'(가격대비성능) 간식으로 통했는데, 최근에는 1개에 1000원까지 가격이 뛰었다.

밀가루·설탕·팥 등 재룟값이 올라 웬만한 편의점 빵 못지않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는 동네마다 형성된 붕어빵 시세를 비교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온다. 어디에 가면 저렴하게 사먹을 수 있는지 서로 묻고 답하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는 집에서 붕어빵을 만들어 먹거나 제조사에서 냉동으로 만들어 파는 제품을 구매해 에어프라이기나 전자레인지에 조리해 먹는 사람도 늘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지마켓에 따르면 이달(1~12일) `붕어빵 만들기 세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배(305%) 증가했다.

붕어빵 만들기 세트는 집에서 손쉽게 붕어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붕어빵 재료인 믹스와 팥앙금, 붕어빵을 굽는 붕어빵 틀로 구성돼 있다.

세트 외에도 붕어빵 믹스 매출은 같은 기간 28% 올랐고, 붕어빵 틀 역시 14% 더 많이 팔렸다. 집에서 데워먹는 냉동 붕어빵도 11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11% 매출이 늘었다.

냉동 붕어빵 수요가 높아지자 홈플러스는 관련 제품 수를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는데, 이에 이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배나 급증했다. 전월 동기 대비로 봐도 165% 신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날이 추워지면서 겨울 대표 야외 간식 붕어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붕세권이라고 불릴 만큼 붕어빵을 판매하는 곳을 찾기 힘든 데다, 간식비를 아끼려는 심리도 작용해 붕어빵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라고 했다.

이 같은 붕어빵 수요에 대응해 편의점에서도 `즉석 붕어빵'이 등장했다. 체감 가격을 낮추기 위해 출시 초기부터 할인전을 펼치며 수요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GS25는 지난 9월부터 `즉석 붕어빵' 판매를 시작했다. 붕어빵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자 지난달에는 `미니붕어빵'을 추가로 선보였다.

최근 일주일(11월6~12일)간 즉석 붕어빵과 미니 붕어빵 등 붕어빵 2종의 매출은 직전 주(10월30일~11월5일)보다 22.6% 증가했다. 출시 초기(9월15~21일)와 비교하면 175.3% 많이 팔렸다.

GS25는 붕어빵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에는 `슈크림 붕어빵'까지 내놓았다. 최근 국제 설탕 가격이 오르며 슈크림 붕어빵을 취급하는 노점상이 줄자 틈새 수요를 노린 것이다.

12일까지 붕어빵 3종의 누적 판매 수량은 34만 개로, 붕어빵은 하루 평균 1만5000개씩 팔리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뉴시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