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도서관 건립 조건은?
충북도립도서관 건립 조건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11.06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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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충북도가 도립대표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우선 김영환 도지사의 공약 중 하나인 도립도서관건립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전국 광역시·도 중 대표도서관 건립에 막차를 탄 충북이 어떤 형태의 도서관을 건립할지에 대해 도서관 관계자들만이 아닌 도민의 관심사일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일 개최한 `충북도립(대표)도서관 건립을 위한 중간보고회 및 공청회'는 참가자들의 실망이 그대로 표출된 자리였다.

부지와 건축규모가 지나치게 작게 제안되면서 충북을 대표하는 도서관으로의 역할과 기능을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구심에서였다.

충북도가 청주 밀레니엄 타운 부지에 6500m²규모로 도립대표도서관을 건립하는 방안에 대해 도서관 관계자들은 지역도서관 규모에 불과하다며 광역도서관으로의 위상에 걸맞는 규모로 지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더구나 광역도 중 가장 늦게 사업을 추진하면서 1만㎡ 이상 되는 타 시도 도서관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로 짓는 것 자체가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신랄한 반응도 보였다. 반드시 규모가 커야 좋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광역대표도서관'이라는 명칭에는 들어맞는 규모로 건축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도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공청회 현장의 반응이 부정적인 데에는 사업을 추진하는 도와 현장의 목소리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충북도가 늦게나마 대표도서관 건립에 나섰음에도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건 단순히 예산이나 규모의 문제만은 아니다. 대표도서관이 건립되기 전에 면밀하게 검토돼야 할 사안들을 간과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선 지역대표도서관 건립의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이다.

광역대표도서관은 지역도서관과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 지역대표도서관은 시·도 단위의 종합적인 도서관자료의 수집 정리 보존 및 제공하고, 광역자치단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지역의 중심도서관으로의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한다.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읽는 문화기반시설을 넘어 도민과 지역도서관을 아우르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목적이 선명해지면 지역대표도서관의 입지조건이 따라붙는다.

도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도심 접근이 쉬운 교통기반 시설을 갖춘 장소적 중심지여야 하고, 충분한 부지 규모와 지형, 입지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그러나 도에서 발표한 건립안을 보면 입지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청주시에 몰려 있는 도서관에 대표도서관까지 건립해야 할지도 의문이고, 대중교통 역시 접근이 어렵기 때문이다.

홍보에서도 소극적이다. 2차 공청회가 개최될 동안 지역대표도서관 건립이나 입지조건을 두고 도민이나 도서관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됐다고 보이지 않는다.

일부 도서관 관계자 외에는 지역 문인이나 도민들은 중간보고회와 공청회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대중적 문화시설 건립을 두고 많은 도민과 사업을 공유하지 않는 구조로 공청회가 진행하면서 공약을 위한 생색내기용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이제라도 충북도의 실정에 맞는 대표도서관 건립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전국 광역 도에 건립돼 운영되고 있고, 현재 건립 중인 타 지자체의 사례를 마케팅해 충북만의 대표도서관 건립에 십분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충북의 미래를 준비하고 지식을 집대성하는 공간으로 제대로 된 충북도립대표도서관 건립과 운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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