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천원시대
붕어빵 천원시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10.30 1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일상어가 될 정도로 하루하루 물가 상승을 체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시작될 때부터 밀가루 값 폭등이 예고된 바 있지만 `붕어빵 천원시대'가 되면서 고물가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은 우·러 전쟁으로 세계인들의 식탁이 위험하다.

그 여파가 서민들이 가볍게 먹었던 붕어빵조차 지폐로 값을 치르게 되면서 돈의 가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도 체감할 수 있다.

밀가루를 재료로 사용하는 모든 식품의 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붕어빵 못지않게 단팥빵 하나의 가격이 2000~3000원하고, 호떡 하나 먹으려고 해도 2000~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인 기호식품이라 치부할 수 있겠지만, 밥 대신 빵이 주식이 된 시대이고 보면 빵 값이 밥값과 대등한 시대가 된 건 분명하다.

물가가 치솟으면서 직장인의 점심 시간도 무섭다. 칼국수 한 그릇이 1만원에 육박하고 보통의 한 끼 점심값이 1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수입은 달라지지 않고 경제적 부담은 커지면서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서민들의 탄식은 생활물가 급등에 따른 푸념만이 아니다.

단순하게 화폐가치를 비교하더라도 천원으로 붕어빵 두 개는 살수 있었던 작년의 화폐라면 올해 화폐 가치는 절반이 하락했다는 이야기다.

월급 인상은 둘째치고 그만큼 화폐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실제 10월 청주시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4% 상승하면서 고물가 불안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한 40개 생필품목도 대부분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물가상승률을 실감하게 했다.

고물가로 상인들도 울상이다.

가정경제가 위축되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고육지책으로 물가를 반영해 음식값을 1000원 올리자 매출이 뚝 떨어졌다는 상인의 말에서도 물가 상승에 따른 고충이 느껴진다.

경기침체로 빈점포가 늘면서 건물도 애물단지가 되었다. 자본의 연결고리들이 연쇄반응처럼 이어지며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 모두 고물가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다.

불안한 세계정세는 물가인상을 더욱 부추긴다.

전쟁 여파로 기름 값과 전기요금,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지면서 고금리도 서민들의 삶을 압박한다.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보험을 해지하거나 보험 약관대출을 신청하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서민경제가 얼마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루가 다른 물가상승에도 이를 멈추게 할 정부나 지자체의 특단의 조치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으로 물가 오름세는 꺾이지 않고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중동 분쟁까지 발생하면서 국내 유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고, 연말 공공요금도 추가 상승 요인으로 겹치면서 서민들이 느끼는 고물가 불안은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다.

전 세계가 저성장 시대로 돌입했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진단을 보더라도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가 악순환될 우려가 크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취약계층에겐 다가올 겨울 준비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거리 곳곳에 민생을 내건 현수막이 붙어 있다.

하지만 민생은 외쳐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서민과 중산층, 취약계층에 대한 고강도 물가안정책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정부와 자치단체 모두 발벗고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