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
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
  • 방선호 수필가
  • 승인 2023.10.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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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방선호 수필가
방선호 수필가

 

우리 속담에 `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주변 인연들에게 돈을 빌리고 은행 빚을 지면서까지 기와집을 짓는 것은 지혜로운 삶의 자세가 아니다.

실상이 이와 같다면 `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는 속담이 우리에게 어떤 뜻을 전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해볼 일이다.

가난에 찌든 마음은 매사 부정적으로 보기 쉽다.

가난에 지친 채 희망과 용기를 잃은 마음으로는 가난을 극복할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긍정적이고 여유로운 마음만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

이 같은 까닭에 마음의 여유를 되찾음으로써 마음만이라도 부자가 되라는 의미로 `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난에 찌든 마음은 자격지심 때문에 종종 남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신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처럼 여유가 없고 부정적인 마음은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기와집을 짓고자 하는 욕심을 부리기 쉽다. 분수에 맞지 않는 삶을 경계하는 말로도 속담을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난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현주소를 직시하는 일이다.

그리고 근면하고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경제활동을 하면서 검소하고 내핍한 생활을 겸하는 것 외에 다른 특별한 방법이 있을 수 없다.

가난한 사람이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기와집을 짓겠다고 허세를 부린다고 해서 결코 가난을 떨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삶의 자세는 물질적 빈곤은 물론이고 영혼마저 빈곤해짐에 따라 점점 더 피폐한 삶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는 말이 우리에게 전하고 메시지는 첫째 물질적으로 가난하다고 해서 마음까지 마냥 움츠러든 채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는 것이다.

언제든 기와집을 지을 수 있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아야지만 가난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부유한 척하며 자신의 분수를 벗어나는 가식적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난한 자신의 현실을 직시하고 나서 실질적으로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진솔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궁핍한 삶의 고리를 끊고 넉넉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난할수록 기와집을 짓는다는 속담은 물질적으로 가난할수록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함으로써 지혜로운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가난을 벗어 던질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가르침이란 것을 알 수 있다.

마음에 평정심을 유지하면 지혜로운 마음은 물질적으로는 가난해도 언제나 여유를 잃지 않는다. 그렇기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다.

또한 평정심을 찾은 지혜로운 마음은 태산처럼 흔들리지 않는 까닭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자신을 과대 포장하는 일이 없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고 했다. 진솔하고 담박한 삶을 통해 마음의 가난에서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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