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생명축제
청원생명축제
  • 심억수 시인
  • 승인 2023.10.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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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억수 시인
심억수 시인

 

2023 청원생명축제가 `청주에 재미를, 청원 생명에 건강을 담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해마다 미래지 농촌 테마공원에 마련된 청원 생명 축제장을 찾는다. 낙화놀이 시연이 펼쳐진다고 해 아내와 행사장을 찾았다.

제1주차장 앞에 마련된 승마체험장과 동물 먹이 주기 체험장을 둘러보았다. 유치원 유아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가 살아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매하고 검표장을 지나자 푸드트럭과 체험 부스가 즐비하다. 갈대피리 만들기, 목·공예품 만들기, 떡 매치기 등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푸드트럭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체험장 곳곳을 찾은 학생과 관람객이 부산하다.

축제장 주변을 휘돌아 흐르는 개울 따라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룬다. 특설무대에서 색소폰 합주가 열리고 있다. 색소폰의 감미로운 멜로디가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의 마음을 흔든다. 가을바람은 코스모스 향기를 몰고 와 색소폰 소리를 휘감고 있다.

청원생명축제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명존중의 환경을 경험하게 한다. 농업전시관의 작은 이끼의 생명력, 타국의 다양한 식물, 친환경 재배 농산물, 인위적으로 수형을 만든 식물과 넝쿨 식물에 맺은 열매를 본다. 전시관에 식재된 식물뿐만 아니라 생명을 가지고 사는 모든 생명체는 불평 없이 환경을 자신의 이로운 방향으로 조절하며 적응한다.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 인간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 나도 세상의 작은 구성으로 미약한 존재로 살아간다. 미약한 존재이면서 수많은 불평불만으로 산다.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착각 속에 산다. 별것도 아닌 것을 대단한 양 떠벌리며 사람들의 관심을 바란다. 짧은 지식에 오만한 눈으로 세상을 보며 살아간다. 생각해 보면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별것 아닌 것뿐이다. 나의 오만함으로 주변 사람을 아프게 하고 힘들게 했다.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욕구를 다스리지 못한 우둔했던 지난날이 후회스럽다.

생명의 소리 몸짓의 공연을 보았다.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무용수의 몸짓 따라 나의 감정도 함께 춤추었다. 그동안 살면서 작은 서운함에도 쉽게 분노하고 비난했던 주체하지 못한 감정들이 밀려온다. 내 안의 미움과 욕망이 격하게 대립하며 아쉬움과 미련의 앙금을 털어내고 있었다.

청원생명축제는 도시민과 농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전국 최대의 농축산물 축제다. 친환경 농업 기반으로 생산한 지역 농축산물 판매의 목적도 함께한다. 먹거리도 다양화해 셀프식당뿐만 아니라 한식과 양식의 다양한 메뉴가 관람객을 유혹한다. 아내와 셀프식당에서 한우를 구매해 직접 구워 먹었다. 농산물 판매 부스에서 고구마와 사과도 구입했다.

저녁 무렵 무주 안성 낙화놀이 보존회의 낙화놀이 시연이 펼쳐졌다. 축제장 청원 생명 다리와 성산 2교 사이에 떨어지는 불꽃이 장관이었다. 국악연주와 함께 3천 개의 낙화 봉에서 흩어지는 불꽃을 난생처음 보았다. 낙화는 낙화 봉에 불을 붙여 불꽃이 떨어지는 불꽃 모양과 소리를 함께 즐기는 전통놀이다. 부정한 기운을 물리친다는 의미가 있단다.

내 마음에 내재 된 오만함이 삼천 개의 낙화와 함께 붉은 폭포로 떨어져 흩날린다. 아직도 내 안에 버려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청원생명축제를 관람하면서 나의 삶을 돌아본 성찰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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