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말라면 더 먹고 싶다
먹지말라면 더 먹고 싶다
  •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3.10.23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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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시험 기간에는 왠지 놀고 싶고, 하지말라면 해보고 싶은 청개구리 심리. 그렇다면 다이어트 할 때도 먹지 말라고 하면 더 먹고 싶어지지 않을까?

이런 청개구리 심리를 전문용어로는 “Reactance effect” 라고 한다. 이런 청개구리 현상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고 익히 알기 때문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학문화하고 실험까지 한 것은 1966년 미국의 심리학자 샤론 브램 (Saharon Brehm)이다. 자유롭게 만지고 싶은데 높은 곳에 있어서 못 만지거나, 엄마가 만지지 말라고 했다거나 해서 못 만지면 오히려 더 만지고 싶은 게 아이들 심리라는 것이다.

그러면 식욕이나 먹는 것에도 이러한 리액턴스가 적용될까? 먹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더 먹고 싶어지고, 반대로 뭔가를 억지로 먹으라고 해도 먹기 싫어지게 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얼마나 심하면 이걸 반대로 뒤집는 다이어트 법도 있다. 바로 직관적 식사다. 직관적 식사에서는 뭘 먹지 말라고 하는 내 마음속의 소리를 푸드 폴리스(음식 경찰)라고 표현한다. 경찰이 불법 행위를 막고 감시하듯 `치킨, 햄버거는 불법처럼 나쁜 것이고 샐러드는 합법으로 좋은 거야' 이렇게 스스로 음식의 선악을 나누는 것이 푸드 폴리스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불법으로 결정지은 치킨, 햄버거가 오히려 더 먹고 싶어지게 되니까 내 마음속의 푸드 폴리스를 몰아내고 푸드 프리덤 즉 음식의 자유를 되찾으라는 것이다.

리액턴스를 알게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콘스탄스 대학의 2014년 연구에 힌트가 있다. 해당 연구에서 초콜릿을 절대 먹지 말라고 했더니 오히려 더 많이 먹었고, 초콜릿 그거 별로 안 좋을 것 같은데 안 먹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제안만 하니까 오히려 많이 안 먹었다고 한다. 무언가 강하게 제한을 하는 것보다 제안을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될까?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남에게 다이어트 조언을 할 때이고, 두 번째는 스스로에게 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일단 남에게 다이어트 조언을 할 때 “절대 하지마!” 라고 말하기보다는 “이렇게 하는 게 더 나을거야.” 라고 그냥 부드럽게 조언만 하길 권유 드린다. 핵심은 상대방이 자신의 자유가 침해당했다 혹은 내 자유가 제한되었다고 느끼지 못하고 스스로 그걸 선택한 것처럼 느끼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즉 핵심 단어가 유도다. 제한해서 반발을 일으키지 말고 제안해서 유도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거는 제약들도 많은데 `저건 먹으면 살쪄' 혹은 `저건 나쁜 음식이야.' 이런 생각들 전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막으면 더 강해지는 사랑처럼 더 큰 식욕 폭발로 이어진다. 따라서 절대 안 되는 음식 이런 건 굳이 나누지 말고 어떤 음식이든 똑같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다. 음식은 음식일 뿐 선악이 없다.

이렇게 해서 오늘은 먹지 말라고 하면 더 먹고 싶어지는 리액턴스와 그걸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를 한번 알아봤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제한이 아닌 제안이고, 이 제안을 통한 유도가 필요하다. 그런데 남에게 할 때는 그게 좀 더 쉬울 수 있는데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스스로 적용하는 것이다. 즉 음식에 대한 선악을 버리는 부분이다. 이게 조금만 삐끗하면 무절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내용은 어디까지나 너무 심하게 음식을 절제하다가 나중에 입이 빵 터져서 결국 실패하는 경우에 대한 것이지, 그렇다고 아예 싹 다 놔버려서 실패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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