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청주공예비엔날레 무엇이 필요한가
다시 뛰는 청주공예비엔날레 무엇이 필요한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3.10.16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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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2023년 청주비엔날레가 긴 여정을 마쳤다. 45일간 손님을 맞이한 비엔날레는 총 관람객 30만명을 기록하며 공예 축제의 막을 내렸다. 이번 축제는 관람객 숫자 외에도 여러 의미가 있다.

팬데믹으로 3년간 비대면사회가 이어지다 엔데믹으로 전환된 후 온전하게 대면축제로 열렸다는 점이다. 크고 작은 많은 국내외 축제가 중단된 후 다시 재개되면서 전국에서 추진된 메머드급 축제에 대한 성공 여부도 미지수였다.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남아있어 시민들의 관람이 낮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고, 문화적 갈증과 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방문객의 수만큼 성공적인 국제행사로 기록되었다.

45일 동안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행사 운영팀들에겐 큰 소득이다.

연휴가 길어지면서 국내 관람객들이 늘었고, 이건희 회장의 수집품이 현대미술관 청주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동시 관람할 수 있도록 한 협력전시도 관람객 유인에 큰 역할을 했다고 보인다. 비엔날레가 끝나는 날까지 국립청주박물관에는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은 것만 봐도 연계 전시의 시너지 효과는 컸다.

전시 작품 외에도 작품을 담아낸 그릇이라 할 수 있는 문화제조창 공간의 힘도 컸다. 문화제조창이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공간으로 재정립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제조창이라는 방대한 공간이 빈 채 운영되면서 청주의 랜드마크라는 구호도 어색했었다.

하지만 시청이 임시청사로 사용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한 문화제조창은 비엔날레를 치르면서 안정적 문화공간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물론 60억원인 넘는 예산이 비엔날레에 투입되었으니 축제의 성공 조건도 유리했다.

이처럼 내외부 여러 조건이 긍정적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면서 비엔날레는 격년제 행사지만 20년 역사를 안고 정체성을 조금씩 찾아가는 모습이다.

`사물의 지도'란 주제처럼 공예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도 없지는 않았으나 비엔날레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창작활동에 주요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공예의 미래도 가늠할 수 있었다.

축제의 모든 것을 뒤로하고 폐막된 청주공예비엔날레. 폐막을 했지만 동시에 2년 후를 생각하며 다시 뛸 시간이다. 그러려면 올해 치른 비엔날레의 내부 평가에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천막을 지었다 부수기릴 반복하며 치른 옛 비엔날레 전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많은 예산이 투입됐던 설치물 비중이 줄어들면서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는 예산이기 때문이다.

문화제조창이라는 거대 공간을 통해 국제행사를 안정적 기반 위에서 세계 공예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토대를 갖추었기 때문이다.

우선 문화제조창 일대에 대한 공간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문화제조창과 동부창고, 그리고 첨단산업단지로 집적화된 공간은 어느 지자체도 없는 기반시설이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이번 비엔날레의 성공 요인을 굳이 꼽자면 문화제조창이 절반의 역할을 했다.

전시공간의 주와 부를 내밀하게 연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공간이 지닌 아우라는 문화의 힘으로 발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역작가의 참여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요구된다.

국제 행사로의 품격을 높이고 지역작가의 예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지금보다 더 지역예술과 지역예술인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축제로 기획돼야 한다.

지역과 함께하는 비엔날레 축제로 지역의 가치를 담아낼 때 공예도시 청주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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