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선 한 사내의 '과거와 현재·미래'
벼랑끝에선 한 사내의 '과거와 현재·미래'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0.15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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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와 오토바이'… 18일부터 연극공간 문서 무대 올라
언어의 마술사 이만희 극작가의 작품 '돼지와 오토바이'가 연극공간 '문'에서 공연된다. 인간 내면의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삶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연극은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이만희 작가의 초기 작품으로 여러 차례 대학로에서 공연되며 사랑을 받았다.

중년 남자 주인공의 삶에 초점을 맞춘 '돼지와 오토바이'는 아내와 사별 후 재혼을 앞두고 겪는 남자의 심리 상태와 잊고 싶은 과거가 오버랩되며 극이 전개된다.

자살한 아내와 자신의 과거 행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사내는 아내가 왜 자살했으며, 자신은 왜 옥살이를 했고, 지금 제자와 결혼을 왜 주저하게 되는가 등을 고민한다. 이렇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서 고뇌하는 사내의 내면에는 자잘한 일상의 편린들이 혼란과 불안으로 이어지며 갈등 상황을 보여준다.

주연 배우로 출연하며 연출을 맡은 문길곤 배우는 "이 작품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과거를 갖고 사는, 그래서 현재에는 매사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한 사내의 서사극"이라며 "과거의 상처를 움켜쥐고 누가 옆에서 들쑤실까 겁내며 이리저리 눈치보며 사는 사내가 한번쯤 가슴을 좍 펴고 세상을 향해 포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극를 연출했다"고 한다.

중년 남자들의 사회적 위치가 흔들리며 겪는 고뇌를 섬세하게 연기할 문길곤 배우는 충북연극제 최우수 연기상, 전국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만희 극작가는 "잿빛 하늘, 콘크리트 담벼락에 파묻혀 사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작가인 나는 문학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면서 "그 희망엔 비극적 희망도 있고 희극적 희망도 있지만, 그 어떤 형태의 것이든 희망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공연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연극공간 문에서 평일 7시, 토요일 4시, 7시, 일요일 4시이며, 충북좋은공연종합관람권 구입때는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문의 043-222-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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