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 속에 숨겨진 진실
귀여움 속에 숨겨진 진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0.15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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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작가, 19일부터 무심갤러리서 초대 개인전
만화적인 요소가 담긴 캐릭터를 그려온 작가 임성수씨가 무심갤러리에서 초대 개인전을 연다.

무심갤러리와 UM갤러리가 실력 있는 젊은 작가를 선정해 초대전으로 여는 이 전시회는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10일간 열린다.

임성수 작가의 캐릭터들은 친근한 목소리와 귀여운 이미지로 사랑받는 주인공과는 다르게 내면에 고통과 고뇌가 묻어나온다. 그리고 캐릭터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누군가에게 조정 받고, 무언가에 억눌린 혼돈이 배어 있다. 억눌림은 화려한 색감과 친근한 이미지로 표현되며 작가의 의도와 연결된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혼돈이 작품 속에 투영되어 역설적으로 나타낸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작품에서의 캐릭터들은 밝고 희망적인 눈이 아닌, 하나같이 묘한 비밀을 가진 눈빛을 가진 인형들로 나타난다. 자기학대 상황에서의 기대감을 표출하면서 자신들의 이상 자아현상을 내뿜는다.

임성수 작가는 "작가자신과 주변 그리고 그들에 위치를 뒤섞어 놓은 조정자들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통스러워하거나 즐거워하는 서로에 관계를 치열하면서도 잔인하지만, 진실은 왜곡되어 있는 귀여움 캐릭터에 감추어 그린다"고 말한다. 형성된 기대감에 반전되는 모순상황들의 표현으로 작가는 '대상너머' 또는 '다른 대상'을 끊임없이 찾는 고뇌의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오현미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사는 "임성수가 그린 방 안의 세계는 방 밖의 세상에서 부조리와 냉혹함, 그리고 잔혹함만 건져올려 팬시하게 다시 만든 판타지의 영역이다"면서 "그가 그린 화폭에는 배경에 대한 설명적인 묘사가 거의 배제되어 있다. 그 휑한 공간 속에서 그의 캐릭터들은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한 고리처럼 살고 있다"고 평했다.

또 오 학예사는 "그가 그린 캐릭터에서는 감정을 찾아 볼 수 없으며, 감정대신 즉자적인 반응이 존재한다. 그의 캐릭터들이 나타내는 표정은 재밌다, 아프다, 심심하다, 같은 것들이다"며 "그의 시선은 세계의 편견과 상식의 균열을 냉정하게 발견하는 건조한 관찰자의 시선이며, 임성수의 그림은 다 크지 못한 어린아이의 고독한 유희처럼 자신의 파괴적 충동이 순진무구한 캐릭터로 표현되는 것으로, 방 밖의 세계에다 대고 휘두르는 임성수식의 가학적 표현과도 같다"고 말했다.

순수함을 벗어나 자신의 욕망을 아이의 눈망울을 통해 보여주는 작가는 청주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한 뒤 2002년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며 작품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문의 043-268-0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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