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만 받고 잠적 … 농민 등친 일당 덜미
물품만 받고 잠적 … 농민 등친 일당 덜미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9.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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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에 유령법인 설립 “서울시 납품해줄게” 사기
농수산물 35억 편취 … 총책 등 6명 검거·2명 구속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서울시에 대량의 농수산물을 납품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속인 뒤 물품만 받고 잠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경찰청은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총책 A씨(52) 등 6명을 검거하고 이 중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7월까지 14명의 피해자에게 농수산물을 납품받은 뒤 잠적하는 이른바 `탕치기' 수법으로 35억원 상당의 금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음성의 한 폐업 예정인 물류회사를 인수한 이들은 서울시와 계약을 맺고 있는 것처럼 농수산물 판매 업자들을 속인 뒤 물품 납품을 제안했다.

이들은 사업자등록증과 서울시 중소유통물류센터와 체결한 거래 약정서, 명함 등을 보여주면서 피해자들을 속였고, 지난 6월까지는 초도 물량 대금을 한 차례 지급해 신뢰를 쌓았다. 이후 납품 규모를 크게 늘린 뒤 지난 7월 잠적했다.

A씨 등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조직 구성원들끼리도 가명을 쓰고 대포폰과 렌트카만 사용하면서 경찰 추적을 피해왔다. 개인계좌나 신용카드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벌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2018년부터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 유사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은 그동안 물품대금 미납사건으로 고소될 경우 벌금을 내거나 피해자 일부와 합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큰 처벌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경우 동종 전과를 포함해 총 전과가 31범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관련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약 2개월 간의 추적 끝에 지난 17일 대구에 숨어 있던 A씨 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잠적한 일당 2명에 대해선 추적을 이어나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거래실적과 업체대표 명의, 계좌 명의, 실제 거래 상대방 명의가 일치하는지 등을 정확히 확인하고 거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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