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
  • 이송현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3.09.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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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 읽기
이송현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이송현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토요일 오전 10시. 도서관에 그림책을 읽으러 엄마들이 모였다. 평생교육강좌 `당신이 몰랐던 그림책 이야기' 강사가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에 반짝반짝한 눈빛과 깔깔 웃는 웃음소리가 강의실 문을 넘는다. 모 윌렘스 작가의 `내 토끼 어딨어', `내 토끼가 또 사라졌어' 등 내 토끼 시리즈 두 권을 읽고 아이의 성장, 육아의 고단함, 아이 마음을 위로해주는 방법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나누면서 그림책에 그려진 아빠의 양육 방식과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 아이 아빠에게도 읽어주고 싶다는 수강생의 말에 백번 천 번 공감했다.

내가 강박적으로 하는 `애들 말 좀 들어줘'라는 잔소리보다 그림책으로 보여주면 아이 아빠에게도 느껴지는 게 있을까 싶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 어렵다.

그러다 남동생이 조선미 작가의 유튜브를 추천했던 게 생각나 찾아본 작가의 저서 `조선미의 현실 육아 상담소'(조선미·북하우스)를 읽고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다. 아이의 감정은 존중하되 행동은 통제하라는 핵심을 담아 훈육을 어떻게 하는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이 담겨 있는 책이다.

(p.87) 학대에는 신체적인 학대, 정서적인 학대, 그리고 성적인 학대가 있습니다. 이걸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손 한 번 대는 거, 소리 한 번 지르는 게 다 학대 같죠. 학대의 기본 개념은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문제를 유발'하는 행위입니다. 부모의 어떤 언행이 아이가 성장하는데 문제를 초래했다면 결과적으로 학대가 되는 것이죠. 그러니 지금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학대라고 과민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물론 아이가 나중에 커서 “엄마 나 그때 그거 되게 섭섭했어”라고 말할 수는 있겠죠. 그렇지만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했다면 부모의 사랑이 훨씬 커서 그 모든 것을 감싸 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의도에서건 아이한테 깊은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항상 의식하고 있어야 무심코 학대하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p.262) 우리는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인내하지 않았을 때 후회합니다. 당장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일단 심호흡을 하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다면 이 자체로도 이미 어마어마한 사랑입니다. -중략- 엄마가 된다는 건 매 순간 눈에 하트를 담아서 아이를 쳐다보는 게 아니라 이 아이한테 뭔가를 가르쳐야 할 때 인내심을 갖고 가르치는 겁니다. 진짜 사랑은 그런 겁니다.

요즘 디즈니+에서 방영 중인 한국형 히어로물이라는 `무빙'이 재미있다기에 원작인 강풀의 `무빙'을 빌려와 읽다 보니 `실전이 대단한 건 줄 알아? 늘 겪고 있다. 지난 긴 세월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 난 언제나 실전이었다. 모든 걸 각오하는 게 실전이야.', `잘 날고, 잘 떨어지는 거. 그 잘한다는 게 뭐죠? 글쎄, 엄마가 생각하기엔 여기까지인가보다 할 때 한 번 더 힘을 내보는 게 아닐까.'라는 대사들에 가슴이 찡하다.

영웅의 기준을 `지키는 사람'으로 두고 싶었다며 모든 부모는 `히어로'라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강풀의 휴머니즘 세계관과 엄마가 되지 않았으면 세상을 좋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겠다는 직업관을 갖게 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조선미 작가의 말에 공감하며 실전에서 한 번 더 힘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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