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물건 사고 파는 방식 한계 … 침체 일로
단순 물건 사고 파는 방식 한계 … 침체 일로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3.08.27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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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정통성을 벗자
① 충북 전통시장의 현주소
청주 육거리시장 대규모 불구 보고 즐길거리 부족
제천 중앙·동문시장 대표 `빨간오뎅' 관광객 유혹
단양 구경시장 `마늘' 활용 순대·만두·빵 등 다양
청주 육거리시장, 제천 내토전통시장
청주 육거리시장, 제천 내토전통시장

 

충북 청주를 비롯한 제천, 단양 등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전통시장들이 있다. 대형유통매장이 속속 들어서면서 전통시장들은 과거의 명성을 잇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대형매장에 밀려 심각한 침체를 맞고 있다. 자치단체에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정책을 시행하지만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단순 물건을 사고파는 전통적 방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전통시장, 밤에는 야시장을 개장해 단순 사고파는 시장이 아닌 시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까지 반드시 찾아보는 지역 명소로 거듭나야 한다.

충청타임즈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은 제주 동문시장, 아시아 최대 시장인 베트남 호찌민 벤탄시장의 성패를 짚어보는 등 5회에 걸쳐 해법을 제시한다.


전통시장은 서민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역사이자 현재의 모습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문화관광형시장'으로 탈바꿈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충북의 전통시장은 아직 갈길이 멀다.

지역의 역사·문화와 입지, 특산품 등 시장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해 전통시장을 경쟁력이 있는 공간으로 육성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전통시장을 지역 고유문화 및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특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서민경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시장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발굴·개발해 전국적으로 브랜드를 갖추고 쇼핑과 관광이 가능한 문화관광 복합형 시장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 청주 육거리시장

육거리 종합시장은 충북권의 모든 산물이 한곳에 모이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대통령선거 때면 모든 후보들이 민생탐방을 하는 상징적인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전후로 충북을 찾으면 반드시 찾아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필수코스다.

육거리시장을 찾았을 때 첫 인상은 없는 게 없을 것 같은 만물상 같았다. 잠시 걷다보니 불과 3m 이내에 생선·육류·채소 가게 등이 몰려 있다. 다른 골목으로 발길을 돌리자 이번에는 의류, 잡화점 등이 일렬로 들어서 있다. 골목골목을 가다보면 30년 넘게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순대국밥집부터 막 자리잡은 젊은 부부의 강정집까지 눈에 띈다.

이들 점포가 담고 있는 이야기도 시장만큼 천차만별이다.

현재 육거리 시장은 점포 1200여개, 일일 유동인구 3만명, 일평균 매출규모가 3억원에 달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전통시장이다.

대규모 시장이지만 아쉽게도 청주를 찾은 관광객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 청주시민, 소상공인들로 가득하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점포들이 문을 닫기 시작해 오후 8시면 사실상 폐점이다. 야간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즐비한 소규모 야시장 체험의 추억만들기가 아쉬운 대목이다.



# 제천 중앙·동문시장

8월8일 오후 3시`극한 더위' 속에 찾은 제천 중앙시장. 섭씨 34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 속에 시장골목은 의외로 사람들이 꽤 있었다. 길게 쭉 뻗은 중앙시장은 여느 시장처럼 다양한 점포가 줄지어 영업을 하고 있었다. 제천의 명물 `빨간오뎅'을 파는 식당에는 10여명의 손님들이 더위를 이기며 줄을 서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씨(27·여)는 “친구들과 함께 제천에 놀러왔는데, 빨간오뎅이 유명하다고해 꼭 먹어보고 싶어서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여행지마다 지역의 전통시장을 찾아보고 있는데, 중앙시장은 현대식느낌이 많이 나지만 볼거리가 풍부하지는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빨간오뎅'은 제천의 대표적인 간식거리다. 부산에 `부산오뎅'이 있다면, 제천에는 `빨간오뎅'이 있다. 평일에도 늘어선 줄을 기다린 후에야 맛볼 수 있다. 10분 정도 기다려서 드디어 맛을 봤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매운 빨간 소스가 입맛을 계속 당기는 게 묘한 중독감이 있다.

중앙시장과 내토전통시장, 동문시장은 길 하나 건너 있다.

제천에는 오일장이 열린다. 이들 시장 인근에 있는 역전 한마음시장이다. 제천역사를 빠져나오면 바로 시장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는 고향의 정겨운 인상을 심어준다. 역전시장은 먹거리가 많다. 보기만해도 군침도는 족발,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부침개 등은 시장을 찾는 이들을 유혹한다.

 

단양 구경시장
단양 구경시장

 

# 단양 구경시장

단양은 마늘이 유명하다. 흔히들 마늘로 시작해서 마늘로 끝나는 동네라고 말할 정도다. 구경시장 역시 마늘만 보인다.

관광형 시장인지 구경시장에는 사람이 제법 몰렸다. 휴가 기간이라 시장 다니는 대부분이 관광객이었다. 구경시장은 식자재보다는 조리된 음식을 파는 기능이 특화돼 있다.

관광객은 방송에 나온 식당을 찾아다니기 바쁜 모습이었다.

구경시장에서 맛볼 수 있는 먹거리는 다양하다. 마늘 순대, 마늘 빵, 마늘 만두, 마늘 떡갈비, 마늘 메밀전병 등 마늘이 유명한만큼 모든 음식이 마늘이 베이스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왔다는 이모씨(56)는 “인근 리조트에 휴가를 왔다가 유명한 시장이 있다길래 찾아왔다”며 “역시 듣던대로 마늘이 유명해서인지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간식거리가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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