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
아름다운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
  • 전영순 문학평론가
  • 승인 2023.08.2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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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전영순 문학평론가
전영순 문학평론가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우리에게 생소한 나라지만 아주 매력적인 섬나라다. 카리브해에 있는 나라로 트리니다드섬과 토바고섬을 합쳐서 불려진 나라다. 스페인,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다가 1962년에 영국 동의 하에 독립한 나라다. 외부의 침입과 지배를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인 섬이라는 것이 아닐까? 위치적으로 베네수엘라에서 11㎞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와 1985년에 수교를 맺었다.

트리니다드에서 토바고로 가는 길이다. 토바고는 트리니다드에서 북동쪽으로 30㎞쯤 위치하는 섬이다. 하늘과 바다, 섬과 섬, 자연의 빛깔을 가르며 간다. 하늘도 바다도 속을 훤하게 드러낸다. 토바고는 담배를 뜻하는 tobacco의 어원에서 불렸다. 그래서인지 담배와 술(럼)이 유명하다. 토바고 공항은 작고 초라하지만 기후는 여행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선물 한다. 먼저 찾은 곳은 피전 포인트 공원이다. 공원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다. 공원을 둘러싼 비치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즐비하다.

영화 촬영지로 손색이 없는 비치는 포토존과 카리브해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나무다리를 만들어 놓아 에메랄드빛 망망대해를 걷는 느낌이다. 해변에는 야자수 나무가 바다의 풍경으로 서 있다. 여기저기 파도에 쓸러 뒹구는 야자수를 뒤로하고 부쿠만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배(Glass Bottom Boat)를 타고 산호를 보러 떠났다. 바닥이 투명 유리로 되어있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산호를 볼 수 있다. 바닥을 내려다보면 바다의 깊이와 산호와 고기들을 볼 수 있다. 물은 물이요, 고기는 고기요, 산호는 산호라.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바다와 고기, 물, 바람이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은 뭘까?

바다 위에서 추억 만들기를 해 보려고 한다. 무릎에서 어깨까지 닿는 바다 한가운데 배를 세워놓고 수영을 하라고 한다. 제트 스키를 타라고 바다 한가운데서 젊은 남성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처음에 한 사람당 20달러 달라고 하던 것이 떠날 시간이 임박해지자 두 사람에 20달러 달라고 한다. 짭짤한 물을 마시며 놀다가 깎기 좋아하는 나는 둘이서 10달러에 거래하고 딸과 함께 제트 스키에 올랐다.

딸을 뒤에 태우고 나는 젊은 사내의 허리를 힘껏 껴안았다. 젊었을 때 해보지 못한 낭만과 스릴을 맛보고 싶었다. 30분 정도 크고 작은 섬을 달렸다. 산홋빛 바다에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그대는 카리브해를 달려보았는가? 풍경은 보이지 않고 커브를 틀 때마다 사내의 허리를 불끈 잡아당기며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그대는 맡아보았는가? 사내는 소리를 지르며 허리를 힘껏 잡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지 보트의 강약의 속도를 조절하며 달린다. 우리 모녀는 신이 나서 스타카토로 “어 우 어 우”하며 속도에 맞춰 추임새를 넣었다.

보트에서 내려 피전 포인트(Pigeon Point) 비치를 거닐었다. 어떤 영화로 내가 거닐고 있는 풍경만큼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연출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든 카리브해 여행을 하게 된다면 토바고의 Pigeon Point jetty를 거닐어 볼 일이다. 앞으로 남은 일정이 별로 시원찮더라도 이곳의 풍경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다. 다음 코스는 토바고의 최북단 CharltteVille로 향했다.

초록과 푸름을 가리며 달리다 보니 내 몸 어디에선가 초록초록하며 풋풋한 것이 솟아오른다. 여행이란 눈과 귀와 입으로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대자연과 대화이다. 낯섦이 가져다주는 신선함은 눈에서 가슴으로 전해진 전율이 머리에서 추억으로 남는다. 여행은 추억으로 가는 길이다. 어디에서 어떤 인연으로 내게 왔는지 강아지 두 마리가 낯선 이국땅에서 길을 안내한다. 그들 뒤를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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