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멈춘 자연의 품… 충북 민간정원 여기 어때!
시간이 멈춘 자연의 품… 충북 민간정원 여기 어때!
  • 김금란·공진희기자
  • 승인 2023.08.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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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아트포레 정원' 꽃·나무·숲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
2030년까지 2440억 투입 전국 최대 규모 수목원 조성 목표
충주 서유숙 정원·제천 더 블럭·청주 공간정원 등도 각광
정원마다 특색도 다양 … 새로운 휴식·여가 장소 자리매김

자연에선 인간의 시간이 멈춘다. 나무와 꽃, 바람, 새들의 천국에서 인간은 그저 천천히 걷고 오감으로 느끼면 된다. 삶의 무게마저 내려놓을 수 있는 자연의 품 속에서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민간정원이 새로운 휴식·여가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한 후 산림청에 등록한 민간정원은 올해 5월 기준 103곳이다. 이 중 충북에는 8곳이 있다. 하지만 민간정원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다. 민간정원은 정원주의 관심과 가치관에 따라 만들어졌기에 그 속에 품은 이야기도, 정원의 특색도 저마다 다르다. 앞으로도 민간정원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정원에 방문해 가드닝(식물을 관리하는 행위)을 하고, 차를 마시고, 정원마다 다른 식물을 구경하는 것이 새로운 일상이자 여가 생활로 자리 잡을 날이 머지않았다. 산림청 홈페이지에 안내된 민간정원 목록을 살펴보고 편안한 시간에 방문해 영화로도 몇차례 만들어진 소설 ‘메리의 비밀정원’ 처럼 자신에게 꼭 맞는 정원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트포레 정원
아트포레 정원
아트포레 정원
아트포레 정원

# 그림같은 풍경 가득한 `아트포레 정원'(진천군 문백면 문진로 586)


청주방면으로 국도 17호선을 달리다 보면 왼쪽 숲속에 꽃과 나무가 숲과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의 아트포레 수목원이 있다. 2030년까지 2440억원을 들여 114만8000㎡ 규모로 전국 최대, 최고의 수목원을 목표로 조경작업이 한창이다. 이 사업의 모태가 된 아트포레정원은 올해 3월 산림청으로부터 민간정원으로 등록됐다. 설립자인 ㈜금성개발 송기호 회장이 지역민들에게 힐링과 쉼터의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10여년 전부터 가꿔 왔다. 현재 5㏊규모에 40종 1500 여종의 꽃과 나무가 식재돼 있다. 8개의 구역에 소나무, 향나무, 팽나무, 철쭉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입구 위쪽엔 3개의 인공폭포, 석가산이 있다. 맞은편엔 연주회 무대로도 활용하는 데크가 있다. 석가산 아래쪽에는 인공폭포가 있고 그 사이 구름다리가 이어주고 있다.
 

서유숙 정원
서유숙 정원

# 참된 쉼을 선물 받는 공간 `서유숙 정원'(충주시 소태면 덕은로 596)

충북 1호로 지정된 민간정원이다. 충주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1000여 평의 정원에서 한옥 펜션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천천히 머물다 잘 쉬고 갔으면 하는 뜻에서 이름을 서유숙(徐留宿)이라 지었다. 입구에는 에키나시아가 펼쳐져 있고 아래채 한옥 팬션 앞에는 절기마다 야생화화단이 조성돼어 있다. 위채에는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곳에 수국, 황금잎풍지초, 일본조팝나무 `골드플레임', 조팝나무, 그래스 등이 정돈된 정갈한 화단이 있다. 정원에는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로스터리 카페가 조성돼어 있고 카페 곳곳에 놓여 있는 액자와 피아노, 조명에서 섬세한 감각이 돋보인다.

 

더 블럭
더 블럭


# 스토리와 쉼이 있는 곳 `더 블럭'(제천시 봉양읍 용두대로 36길 109)

사람의 눈이 아닌 마음을 사로잡는 정원 카페인 더 블럭은 장학봉·최현주 부부가 20년 넘게 정성들인 쉼의 공간이다. 괴불나무, 쥐똥나무, 모과나무 등 다양한 식생으로 볼거리가 풍부하고 다양한 정원석과 조경수를 이용해 1001㎡ 규모의 정원을 조성해 왔다. 정원주의 느낌에 따라 규칙 없이 다듬어진 식물들과 돌, 조형물들이 하나의 가족이 돼 옹기종기 모여 있다. 화려함과 광활함은 없지만 소박한 부부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고 스토리가 없는 공간이 없다. 보석이 빛나는 이유는 값비싸고 귀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인 것처럼 이곳에서 만들어진 가치는 생명력을 불어 넣어 또 다른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공간정원
공간정원

# 명품 조경수와 어우러진 `공간정원(청주시 상당구 목련로 106-22)

공간정원은 오랜동안 특수목을 전문으로 조경회사를 운영해 온 농장이 아름다워 마을주민이 찾아오기 시작하면서 2019년 5월에 민간정원으로 등록하고 다양한 수국류들을 심기 시작해 수국 길이 조성돼 가고 있다. 완만한 동산에 심은 늘 푸른 소나무의 청아한 모습과 2021년부터 새로 조성하기 시작한 주변 수국정원의 조화가 절묘하게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소나무 숲길 아래 핀 수국꽃길의 색감이 과감하게 대비된 점도 눈길을 끈다. 지역 분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베이커리카페와 가족공원 형태로 꾸며 2022년 5월에 개업했다. 총 1만2000여평 부지에 400~500평 단위로 무늬목동산, 미니목동산, 수국길, 산책로, 시크릿가든, 가족공원 등 6개 주제로 조성됐다.
 

로사의 정원
로사의 정원

# 시골 풍경 속 편안한 붉은 벽돌집 `로사의 정원'(제천시 백운면 애련로 181)

논이 넓게 펼쳐져 있는 시골 풍경 속에 자리 잡은 로사의 정원. 2003년 건축과 인테리어 일을 하는 부부가 지은 붉은 벽돌집은 2004년 자랑스러운 건축상을 받았다. 마당에 호미로 심었던 자작나무는 정원의 나이를 알려준다. 벽돌집 주변으로 부부가 일궈온 정원이 자리하고 어리연꽃이 한가득 피어 있는 연못 주변으로 노루오줌과 루드베키아, 삼색버들이 어우러져 있다. 언덕 밑과 논둑, 산밑까지 캐모마일과 수레국화가 가득 피고 아이리스, 숙근양귀비, 제비 고깔, 작약, 데이지까지 봄꽃이 만발하다. 여름엔 메밀꽃밭, 백리향, 노루오줌, 베르가못, 장미, 에키나시아가 피고 가을엔 뒷산 가득 벌개미취 등 어느 계절이나 정원에 꽃이 만발하다. 카페 안팎에는 손때 묻은 소품을 좋아하는 정원주가 영국에서 꽤 오랜 시간 들여온 엔틱 소품이 눈을 즐겁게 한다.
 

괴산 트리하우스
괴산 트리하우스

# 행복이 깃든 `괴산 트리하우스'(괴산군 불정면 한불로 1216)

손끝이 야물어 꼬마정원사, 원예치료사, 플로리스트 등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주민들과 함께 정원교육을 하는 아내 홍정의씨와 포크레인으로 직접 산을 정리하고 나무를 심으며 식물 담당을 하는 꿈많은 남편 임철오씨가 15년째 정원을 일구는 곳이다. 푸르네에서 디자인 컨설팅을 받고 한 해 한 해 농사지어서 번 돈으로 묘목을 사고 땅을 샀다. 15년 동안 형편이 되는대로 매년 300주부터 1500주까지 묘목을 심었다. 은청색을 좋아해 은청가문비나무, 로켓향나무(블루엔젤, 에메랄드그린, 스카이로켓), 누릅나무 `골드리프', 회화나무, 단풍나무(청단풍, 홍단풍, 네군도단풍나무), 괴불나무 등 일부러 잎의 색상이 화려한 나무들을 골라 심었다. 누구의 손길을 빌린 적이 없으니 부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우림정원
우림정원

# 다채로운 정원요소 가득한 `우림정원'(충주시 엄정면 삼실길 42)

우림 정원은 2005년 우정희·임문혁 부부가 귀촌해 4만 3000㎡ 규모로 조성한 정원으로, 메타세쿼이아, 소나무, 불두화 등 150종의 수목과 작약 등 100종의 초본류가 산책로, 돌탑, 연못, 솟대, 작약길, 용곡계단, 삼단폭포가 어우러져 있다. 정원 초입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이 시작되는 우림정원 안내판에는 `2005년 3월 충주시 엄정면 삼실길42로 단양 우(정희)씨와 풍천 임(문혁) 씨가 귀촌하여 꿈에 그리던 정원을 가꾸고 부부의 성씨를 따서 우림정원으로 하였음' 이란 글귀가 적혀 있다. 목계나루 상류의 원곡천 옆에 자리 잡은 이곳은 2021년 1월 민간정원으로 지정됐다. 정상 쪽 작품 길에는 사랑을 테마로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 숲길과 부부가 만든 장승들의 목조각품도 느린 걸음으로 돌아보면 좋다.
 

솔비알 정원
솔비알 정원

# 음악의 선율이 흐르는 `솔비알정원'(제천시 학사촌길 35)

충북 민간정원 7호인 솔비알정원은 제천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언덕에 있다. 우리나라 고유의 수종을 좋아해 20년 넘게 자생식물을 많이 키우고 있어 사진전문가들이 즐겨찾는다. 솔비알 이름은 `비탈'을 방언으로 `비알'이라고 하는데 소나무가 있는 비탈 언덕이라 `솔비알'이라고 이름지었다 한다. 백두대간과 월악산 금수산, 소백산 국립공원 3개가 모두 보이는 솔비알정원에는 소나무, 주목, 자목련, 아까시나무, 산벚나무, 왕벚나무, 단풍나무 등 교목과 30여 품종이 넘는 다양한 철쭉류가 4월부터 여름까지 화려하게 수를 놓는다. 무당개구리와 도룡농이 노니는 연못에는 수련과 연꽃이 피고 꽃창포, 참조팝나무, 능소화, 구절초, 산국 등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넘쳐난다. 고양이와 닭, 뻐꾸기, 딱새, 곤줄박이, 소쩍새, 꾀꼬리 등이 살아 숨쉬는 생명의 터전이기도 하다.

/김금란·공진희기자
silk8015@cctimes.kr

/한국수목원 정원 관리원 정원누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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