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해서 빛이 나는 자선음악회
모두가 함께해서 빛이 나는 자선음악회
  •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 승인 2023.08.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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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수석부회장

 

6월 중순에 역대 최고로 비가 많이도 퍼부어서 우리 지방 충북에는 큰 피해를 보아 한 일주일은 수해 지역에 나가 얼굴이 새카맣게 그을리도록 일을 했다. 비가 그치자 폭염이 시작되어 얼마나 더운지 저녁이 되면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정전이 자주 되어 관리실을 자주 찾곤 한다. 각 가정에서 에어컨을 몇 대씩 돌리니 가용 전력을 넘겨서 차단기가 넘어가 정전이 된다고 한다.

오늘도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에어컨을 적게 틀어 전기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지 말게 하자는 안내방송을 하곤 한다. 올여름은 매일 에어컨을 켜곤 해 전기료가 많이 나올 거라고 걱정을 많이 하고는 한다.

2주 전 수해 지역에 아내와 함께 가 황토물에 잠겼던 큰 냉장고를 닦고 돌아와 무거운 어깨를 주무르며 마사지를 하던 중에 전화가 왔다. 유튜브를 하는 제임스 티브이의 이성기 대표가 침울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수해 현장을 가 보았는데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며, 나라가 수해를 입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외국의 경우에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나도 외국에서 살아 본 경험이 없어서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안타까워만 할 것이 아니라, 재건의 희망을 주기 위해 음악회도 하며 그들에게 용기도 주고 가능하면 자선음악회와 자율적인 기금 모금을 통하여 어려운 수재민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전화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2일 후 토요일 수재민 돕기 자선음악회를 열자는 상의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다시 전화가 왔다. 북문로에 있는 작은 아트홀에서 장소를 무료로 제공해 준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주변에 있는 음악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선음악회의 취지를 이야기로 전했더니, 좋은 일이니 모두 동참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이다.

다음날부터 급하게 포스터를 만들고 SNS를 통하여 자선음악회를 홍보하였다. 좋은 일 한다고 여기저기서 전화도 오고 해서 큰 용기를 얻어 음악회를 준비하였다. 연주회 당일 토요일 4시 30분쯤 연주회를 할 장소에 갔다. 작은 연주홀이지만 울림이 마음에 들었다. 6시가 되어 생방송 유튜브와 함께 음악회를 시작하였다. 라방을 한다고 해서 무슨 소린가 했더니 라이브 방송을 줄인 말이었다. 음악회를 하며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을 대하니 실감이 나고 재미도 있었다. 성원과 감사한 마음으로 음악회를 무사히 끝냈지만 단 이틀 만에 연 음악회라 그런지 기부금 액수가 적었다. 일주일 후 다시 자선음악회를 열어 일정한 금액을 모았다. 모금한 성금을 들고 수해를 당한 강내면 수해 대책 위원회를 찾아가 1원도 빼먹지 않고 기부금 전액을 성금으로 전달하였다. 수재민 대책위에서는 처음 받은 성금이라며 기뻐하였다. 좋은 일 하고 돌아오는 길은 마음이 너무나 뿌듯하였다.

11일에는 충북 예총이 주관하는 수재민돕기 자선음악회를 한다. 많은 예술인이 참여하고, 홍보를 하니 벌써 수재의연금이 들어오고 있다. 아무쪼록 예술인들이 수해 지역에 가 봉사도 하고, 자선음악회로 가치 있는 행사를 하니, 작은 정성이나마 수재민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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