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중첩과 행복
양자 중첩과 행복
  •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 승인 2023.08.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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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

 

나는 충북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원에서는 체육학으로 전과하여 여가와 레크리에이션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여가와 함께 문화 관련 일을 했으니 전공과는 매우 동떨어진 삶을 산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행복'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으니 대학의 전공과는 더 멀어졌다.

사실 학부에서 공부할 대학생 시절에는 물리에 대한 애정이나 즐거움은 크지 않았다. `일반역학, 파동학, 핵물리학, 양자역학과' 같은 전공과목과 고급 수학의 공부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가와 문화는 인문학 영역으로 사람에 대한 탐구가 핵심이다. 여가와 문화의 목표는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행복을 찾는 여행이다'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35년 세월을 인문 관련 활동을 하며 새롭게 깨달았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은 서로 연결되었다는 것이다. 물질세계 법칙을 찾는 자연과학과 관념 세계를 탐구하는 인문학은 다르지만 같다.

행복의 법칙은 자연의 법칙과 같다. 인간 삶의 지혜는 과학의 법칙으로 설명된다. 이 사실을 깨달으면서 다시 과학 관련 독서를 시작했다. 양자역학책을 읽으면서 “아니 이렇게 재미있었어?” 하며 감탄한다. 지금 느끼는 깨달음의 기쁨을 학부 시절에 느꼈다면 물리학도의 길을 계속 걸어갔을지도 모른다는 철 지난 상상도 해본다.

양자역학은 원자와 전자 같은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물리학의 한 분야다. 양자역학은 고전역학과는 매우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양자중첩현상'이다. 중첩현상은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로 양자의 상태가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중첩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측정이라는 행위를 하면 그중 하나로만 확정되고 나머지는 사라진다는 법칙이다. 관측 전에는 여러 상태가 서로 중첩되었지만, 관측하면 하나로만 결정되고 나머지는 사라지는 것이다.

삶도 양자 중첩과 닮았다. 삶은 중첩상태다. 행복, 불행, 기쁨, 슬픔, 희망, 절망은 모두 우리 삶에 들어 있다. 중첩된 것이다. 관측하는 순간, 다르게 말하면 말하고 생각하는 순간 삶은 하나로만 결정된다.

“행복하다”라고 말하고 생각하면 행복 상태로 결정되고 나머지는 사라진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불행하다”라고 말하고 생각하면 삶은 불행해지고 나머지는 사라진다. 삶은 불행도 행복도 아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상태의 중첩이다. 삶은 관측하는 대로 결정된다. 삶을 바라보는 나의 관측 태도가 행복을 결정한다. 관측 행위에 변화가 필요하다.

굳이 불행하게 관측할 필요는 없다. 행복하고 싶다면 자신의 삶을 더욱 긍정적으로 관측해야 한다. 행복은 내가 그린 삶의 긍정적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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