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진가들
한국의 사진가들
  • 정인영 사진가
  • 승인 2023.08.0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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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정인영 사진가
정인영 사진가

 

한국사진이 있기까지 사진예술가로서 열정을 기울여온 사진가들이 많다. 고통을 이겨내고 쌓아올린 역량과 사명감으로 활동해온 그들은 오늘날 사진역사에 한 획을 그은 분들이다.

그들은 긴 세월 `사진은 나의 소명'이라는 신념을 갖고 카메라로 희로애락의 역사를 기록했다. 한국사진 발전에 몸바쳐 이끌어온 사진가들을 기억하는 것 또한 뜻있는 일일 것이다.

1930년대 초 `습작 포토그램'을 시작으로 리얼리티 사진을 예술 영역까지 확보한 사진가 임응식을 경기도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황무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 사진계에 생활주의 사진이라는 사진운동을 일으켰고, 서울대 미술학부에서 사진학강의를 시작으로 수많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사진가 이형록은 삶의 현장에서의 사실성을 기록해왔다. 그는 조형적 리얼리즘과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은 이야기와 사진가로서의 사명감을 들려줬다. 그가 찍은 `산촌의 아침'과 `미군인 (서울 창경원)'등 수많은 사진은 리얼리티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사진은 사진이어야 한다'는 사진론집의 저자로 동아일보 사진기자였던 이명동도 사진예술의 본질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과학의 진보와 기술발전은 필연적인 것으로 과학·기술·조형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것이 사진예술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부패한 이승만 자유당정권의 부정선거현장과 총탄이 휭휭 날아다니는 4.19 학생의거의 아비규환 현장을 카메라로 찍어 보도하면서 그의 사진은 역사로 기록되고 있다.

1959년 우리나라 최초로 광고사진 촬영을 시작한 사진가 김한용은 은막의 스타들과 광고사진 작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항상 노력하는 열정으로 한국광고사진의 금자탑을 세웠으며, 김지미 엄앵란 최무룡 박노식 김진규 도금봉 등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 사진과 풍경 사진 작업에 정열을 쏟았다.

충청북도 사진의 대명사 김운기는 충청일보 사진기자로 사건·사고현장과 일상생활 풍경을 착실하게 카메라에 담은 충북사진역사의 산증인이다. 그의 80여만장에 이르는 필름 속에는 대청호 수몰 전 풍경과 사람들이 남아있다. `화질은 거짓말할 수 없다. 현장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그의 사진철학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리얼리즘사진은 `사진을 위한 사진' 이 아닌 `삶을 위한 사진'이라고 말하는 사진가 최민식은 20여 권이 넘는 사진과 글이 실린 책을 쓰고 엮어 기록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휴머니티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노력으로 광복 후부터 가난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에 주안점을 둔 사진작업에 전념해왔다.

석탄산업역사문화 기록자 사진가 김재영은 광부들을 40여 년간 카메라에 담아 남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수백 미터 지하의 채탄 막장과 진폐로 신음하는 병실의 산업역군들을 찍어 `대한민국 석탄산업을 빛낸 영웅들' 사진집으로 출간해 화제가 되었다.

이 밖에도 민속사진가 이상수, 골목 안 풍경 김기찬, 기억의 저편 수인선 이수연, 아직도 갈 수 없는 산 안승일, 몽환 AMERICAN MYTH 이재길, 아 물에 잠길 내고향 마동욱, 2000km의 여정 한강하구 재두루미 윤순영, 양수리와 아름다운 한강 윤기승, 꽃과 곤충 조유성, 한줄기빛 꽃문 사리 관조스님, 신라의 마음 경주남산 안장헌, 흑백사진 조임환, 순수풍경 송진화, 최병욱 등 사진가들을 인터뷰하고 사진으로 찍었다. 한국의 사진예술을 빛낸 사진가로, 역사자료로 길이 남을 예술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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