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외침 소리 들리는가?
교사들의 외침 소리 들리는가?
  • 장병학 전 충북도의회 의원
  • 승인 2023.07.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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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장병학 전 충북도의회 의원
장병학 전 충북도의회 의원

 

해방 이후 필자가 학교 다녔을 적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안 밟는다”라는 말이 학부모 사회에 만연되었던 그 시대에서 반세기가 지난 지금, 이 나라의 교권이 이렇게 망가졌나?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의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해 지난 토요일, 서울시 종로구 보신각 인근에서 전국에서 몰려온 5,000명의 선생님이 피를 토하는 엄숙한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은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년 차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계기로 전국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권 침해들을 고발하며, 교사의 생존권 보장을 가슴이 저리도록 요구했다.

그동안 새내기 교사 같은 처지에서 고통받았던 선생님들은 `나도 당했다'라는 고통과 시련의 사연들이 `교권 침해 미투 운동'까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어느 중견 교사는 방송에서 “전에는 어떤 선생님이 당했다고 하면 `혹시 선생님이 좀 실수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거구나', `내가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거구나', `아무 잘못을 안 해도 심각한 교권 침해를 당하고 아동학대로 신고당 할 수 있겠구나'라는 두려움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주로 학생 자체에 대한 사건으로 부모까지 이어진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최근엔 학부모들이 교사의 정당한 지도 행위, 수업에 대해서도 불만을 갖고,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거나 끊임없이 국민신문고나 교육지원청 또는 학교 교장실까지 찾아오면서 민원을 계속 제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라는 말을 듣는 동안 어쩌다 이 나라 교육이 이렇게 망가졌나 내 가슴이 섬짓하였다. 학생 인권 조례에 교권 침해와 다른 학생의 학습권까지 방해하는 조항은 없는 지 면밀하게 분석해 개선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대통령께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당, 지자체와 협의해 교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자치조례 개정도 병행 추진하라“고 말해 학생인권조례 개정에도 힘을 실어 주었다.

“교권 강화를 위해 국정과제로 채택해 추진한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 개정이 최근 마무리된 만큼, 일선 현장의 구체적 가이드라인 교육부 고시를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함에 전직 교원의 한 사람으로서 안도 되었다.

내가 교사 생활했을 시는 자녀가 선생님께 꾸지람과 회초리로 매를 맞고 돌아오면 오히려 아이에게 선생님이 더 때려 주지하며 자식을 훈육했다.

때로는 마을의 어르신 생일잔치나 경사가 있으면 선생님들을 모시기도 했고, 학생이 자기 집 복슬강아지 세 마리를 바구니에 들고 와 선생님이 마음에 드는 강아지를 고르라고 했던 사제간에 정이 넘쳤는데.

지금도 유럽 여러 선진국은 대학 진학 문제도 선생님이 그 학생의 성적, 취미, 특기를 고려해 지정해주면 가정마다 선생님 말씀을 따르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이렇게 학교 선생님을 학원 선생님보다도 못하게 취급하는 못된 학부모들이 많이 생겼는가? 툭하면 시도 때도 없이 선생님께 심한 욕설, 교육청에 고발 등의 협박 전화를 해대니 교권이 바로 서겠는가? 이 나라 교육이 바로 서겠는가? 심히 우려되고 걱정이 앞선다.

전국 교사들의 울부짖는 외침 소리 들리는가?

이번만큼은 교사들이 안심하고 학생 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학교 교육이 와르르 무너짐을 온 국민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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