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륙 최대 신라 보은 삼년산성 고분군
중부대륙 최대 신라 보은 삼년산성 고분군
  • 정춘택 충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2팀장
  • 승인 2023.07.23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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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문화유산 이야기

보은 삼년산성은 신라 자비 마립간 13년(470)에 축조되었고, 소지 마립간 8년(486)에 고쳐 세운 것이 삼국사기 기록에 남아 있는 우리나라 축성사와 신라의 북진에 매우 중요한 산성이다.

이 산성은 난공불락의 요새로 이름이 높은데, 기록에 의하면 149승 1패라는 무시무시한 성과를 남겼다. 백제는 물론, 수나라, 당나라도 꺾은 고구려조차 이 산성의 공략은 거의 불가하였다. 그 1패조차 통일신라기 헌덕왕 14년(822) 김헌창이 반란을 일으켰다가 삼년산성에서 관군에 패해서 함락당한 것 유일하다.

이처럼 삼년산성은 신라가 5세기 후반 삼국통일의 전초기지로서 심혈을 기울여 축조한 요새이다. 그렇다면 삼년산성을 쌓았던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삼국사기에 의하면 소지 마립간 8년(486)조에 지금의 경북 구미 지방의 장정 3천 명을 동원해서 삼년성과 굴산성을 개축했다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보은 삼년산성에 가보면 산성을 둘러싼 주변의 산지에 수많은 고분군이 자리하고 있다.

`수많다'는 표현을 피부에 더 와 닿게 말하자면, 삼년산성 동서남북 모든 방향의 산지에는 모두 고분이 자리하고 있으며 고분의 수량이 1,644기이고, 고분의 분포 범위는 700만㎡에 이를 정도로 그야말로 엄청난 고분군이 분포하고 있다.

이 고분군들은 삼년산성과 역사적으로 같은 배경하에 축조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어쩌면 삼년산성을 축조하고 또 고쳐 쌓았던 이들의 무덤일 수도 있다.

보은 삼년산성 고분군은 중부 내륙 지역에서는 최대의 규모의 신라 고분군이며, 앞서 설명한 삼년산성과의 연관관계를 통해 그 중요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하겠다.

이에 보은군에서는 삼년산성 고분군에 대한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2012년 삼년산성 고분군 종합학술조사, 2013년 충청북도기념물(제156호) 지정, 2013년 보은 대야리 172호분 학술발굴 실시·정비 등의 삼년산성 고분군 정비·활용에 대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한 노력이 소기의 결실을 맺어 2017년에는 `신라인과 함께 걷는 보은 삼년산성 고분군 역사 탐방로'의 조성이 완료되었으며, 이 역사탐방로는 2019년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걷기 여행길로 선정되기도 할 만큼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명품 산책로로서 그 이름이 높다.

이와 같은 노력에 더해 보은군에서는 고분군의 구체적인 성격과 구조를 파악하고자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고분군 학술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보은 삼년산성 고분군 가운데 고분의 입지와 규모 면에서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 고분 2기에 대해 정밀한 발굴조사가 우선 진행된다.

한편 그간 있었던 지표조사 및 학술발굴조사 결과 신라 중앙의 문화양상과는 상이한 부분들이 확인된 바 있다. 여기에 올해 학술발굴조사의 결과가 더해진다면 5세기 이후 신라 접경지역의 지방문화양상이 확인될 것이며, 나아가 고대 보은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고고자료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그간의 사업들을 종합한 학술대회와 특색있는 문화유산 활용사업이 더해지고 지속적인 관심과 대외홍보가 뒤따라 준다면, 보은 삼년산성과 연계한 삼년산성 고분군의 지정문화재 승격 또한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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