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고마운 고객
참으로 고마운 고객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7.18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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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윤석열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에 따라 나선 김건희 여사의 해외 명품 쇼핑 의혹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리투아니아 매체 `주모네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각) 김 여사가 수행원 16명과 함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소재한 명품 편집숍 `Du broliai'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Du broliai는 수백만원대 옷, 신발, 가방 등의 해외 명품 브랜드를 판매하는 매장이다.

Du broliai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한 해당 매체는 “김 여사가 매장을 단순히 둘러본 게 아니라 쇼핑을 즐겼고 다른 날에도 수행원들이 이 매장을 찾아 추가 물품을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국내 언론에서 타전되자 야권에서는 사실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물폭탄에 출근을 서두르고 있는 서민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뉴스가 보도됐다. 후진국도 이런 후진국이 없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비판의 목소리는 여권 일각에서도 나왔다.

신인규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는 “이중인격과 위선은 용납되지 않는다. 국민 앞에 에코백으로 소탈함을 보이다가 외국 순방을 나가서는 명품백을 구경하는 모습이 이해가 될까? 점입가경이고 가관이다. 이것도 조작이고 선전 선동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여사가 실제로 명품을 구매했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는 아직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명품매장을 방문한 것만은 어김없는 사실로 드러났다. 이번 유럽 순방에서 김 여사가 해야 할 역할은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내조와 간접적으로 한국을 알리는 활동이다. 그래서 수행원들을 대거 대동하고 명품매장을 방문했다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국민적 비난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거센 여론 폭풍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가게에 들어가서 구경을 한 것은 맞지만 물건은 사지 않았다. 김 여사가 해당 옷 가게에 들어갈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가게 직원이 호객을 했기 때문이다. 다음날 물건을 샀다고 보도된 부분은 김 여사와는 무관하고 수행원 중 일부가 사비로 자신의 넥타이를 하나 구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상식에도 맞지 않는 해명이다. 국민들은 김 여사가 해외순방 중에 명품매장을 방문한 자체가 황당하다. 더욱이 경호가 기본인 일국의 영부인이 도시 한복판 가게의 직원에게 호객행위를 당했다는 자체를 믿기 어렵다. 또 공식 순방 중에 수행원이 사적으로 명품 쇼핑을 했다면 그 직원은 그 즉시 해고되고도 남을 일이다.

김 여사가 명품 쇼핑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 보도로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한 리투아니아 언론 매체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할 것이다. 반면 명품 쇼핑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돈으로, 어떤 명품을 얼마나 구입했는지 정확히 밝히는 것 또한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영부인의 도리일 것이다.

NATO 정상회담이 열린 리투아니아는 2022년 기준으로 GDP가 세계 110위 수준인 527억3000만달러다. 세계 12위로 GDP 1조7219억달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비교하면 무척 못사는 나라에 속한다. 이런 나라에서 만일이라도 김건희 여사가 통 큰 명품 쇼핑으로 인심을 쓴 것이 사실이라면 리투아니아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고객이 아닐 수 없다.

명품은 허영심이 많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집착하고 그저 돈이 많고 없고를 과시하는 부(富)의 상징물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튼 국민들은 사람의 품격을 명품 따위로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영부인께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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