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 평가, 중대재해 예방의 핵심
위험성 평가, 중대재해 예방의 핵심
  • 이문선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 부장
  • 승인 2023.07.04 17: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고
이문선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 부장
이문선 안전보건공단 충북지역본부 부장

 

위험성 평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위험성'과 `평가'라는 각각의 단어는 어렵지 않지만 그 둘을 합친 `위험성 평가'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에게 위험성 평가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부모님께서 차 조심하고,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으시죠? 간단히 설명하면 이것도 위험성 평가 중 하나입니다.' 라고 답을 하는데 그러면 대부분은 위험성 평가의 개념을 쉽게 받아들이곤 한다. 사업주가 스스로 유해위험요인을 파악하고 해당 유해위험요인의 위험성 수준을 결정하여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마련하고 실행하는 과정이라는 지극히 정확한 설명보다는 상대방을 이해시키기 쉽기 때문이다.

영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게 출발하였지만 우리나라는 2004년부터 위험성 평가 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 시작되면서 2010년부터 `유해·위험요인 자기관리' 라는 위험성 평가 시범사업 추진하였고, 2013년부터 모든 사업장에 위험성 평가 실시가 의무화되었다.

위험성 평가 제도가 본격 시행 된지 10년이 지난 지금, 산업현장에서 위험성 평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아직도 대다수의 사업장에서는 위험성 평가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어려워하고 있고, 형식에만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는 위험성 평가 제도가 사업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않는 이유는 `위험성 평가에 대한 인력과 경험 부족', `안전에 대한 지식 부족', `안전비용에 대한 편견' 등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면서 실행력 있는 위험성 평가의 핵심사항으로 ① 유해위험요인의 파악 ② 근로자의 참여와 결과 공유 ③ 간편한 절차 마련을 꼽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해 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사업장 규모별 위험성 평가 단계적 의무화, 핵심 위험요인 발굴과 개선, 기업 규모와 작업별 특성에 맞는 위험성 평가 적용 확산, 위험성 평가의 모든 단계에서 노·사 참여와 협업 강화 등을 중심으로 위험성 평가 제도를 개편하였다.

그렇다면 산업현장에서 위험성 평가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 무엇을 우선하여야 할까? 무엇(what)에 해당하는 유해위험요인 발굴과 어떻게(how)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참여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위험요소를 찾아내는 것은 지식이나 경험의 정도, 생활습관, 개개인의 안전의식 수준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사업장 곳곳에 있는 모든 위험요소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아차사고 사례를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찾아내고 개선하고 공유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중대재해 예방의 핵심인 위험성 평가인 것이다.

이번 위험성 평가 제도 개편이 현장에서 어떻게 정착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최근 들어 사업장을 방문해보면 안전관리 수준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위험성 평가 실행 수준도 조금씩 형식에서 벗어나 현장 근로자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다. 규제에 의한 안전관리가 아닌 노·사가 스스로 위험요인을 찾아서 개선하고 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위험성평가라는 강산의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