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5천만원 기탁한 노인 “액수가 적어서 부끄럽습니다”
장학금 5천만원 기탁한 노인 “액수가 적어서 부끄럽습니다”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3.07.03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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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여중 `김유수 장학기금' 10년간 운영키로

 

지난달 29일 오전 11시쯤 제천시 청전동 제천여자중학교. 70대 노인 한분이 사전 연락도 없이 김동열 교장을 찾아왔다. 이 노인은 김 교장에게 대뜸 장학금 기탁 의사를 밝혔다.

“가정 환경이 어렵더라도 꿈을 향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의 힘이라도 돼 주고 싶어요.”

노인은 김 교장이 알려준 학교발전기금 계좌로 5000만원을 입금했다.

그러고는 “금액이 적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편지(사진)를 남겼다.

제천여중 개교 이래 최대 액수의 장학금을 이렇게 기탁한 이는 제천 시내에 거주하는 김유수씨(75)다.

김 교장이 이런저런 물음을 던졌지만 김씨는 입을 다문 채 “아무도 모르게 해 달라”며 추가 기탁 의사도 밝혔다.

이에 김 교장이 “좋은 일은 많은 사람이 보고 배워야 한다. 돈은 이렇게 쓰는 것이라는 점을 세상에 알렸으면 한다”고 설득해 이름 공개와 함께 장학기금 창설을 허락받았다고 한다.

김 교장은 3일 “이 학교에 부임 이후 장학금 기탁은 지난해 말 700만원에 이어 두 번째”라면서 “금액도 금액이지만 그분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울컥할 정도로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이 신상 공개를 거부해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평생 어렵게 모은 돈인 듯했다”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더욱 빛나고 멋진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장학금을 소중히 쓰겠다”고 덧붙였다.

제천여중은 김씨가 기탁한 돈으로 `김유수 장학기금'을 창설, 향후 10년간 운영하기로 했다.

/제천 이준희기자

virus032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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