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 두려운 일
무섭고 두려운 일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3.06.13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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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NAVER)와 다음(daum)이 돌변했다. 먼저 네이버 포털은 뉴스 배열이 싹 다 바뀌었다. 전에는 분야별로 기사를 나열해 보여주었는데 갑자기 언론사별 헤드라인만 보여주고 궁금한 기사는 일부러 찾아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 이로 인해 어떤 뉴스가 가장 관심이 많은지, 또 어떤 뉴스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지 쉽게 알 수가 없게 됐다.

다음 포털 변화는 더 심각하고 황당스럽다. 갑자기 기사 댓글창을 없애 버리고 타임톡이란 기능으로 교체했다. 기존의 댓글창과 달리 기사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의견과 생각을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다. 심지어 시간제한까지 만들어 놓았다. 사실상 댓글창을 막아버린 것이나 다름 없다. 예전 댓글창에서는 기사의 논조에 즉각 반응할 수 있었지만 타임톡은 왠지 관리 당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포털 사이트가 가짜뉴스, 편파뉴스를 편향적으로 노출시킨다는 정부의 주장과 포털의 기사 배열이 불공정하다는 여당의 주장이 일사천리 신문법 개정으로 연결되면서 발단이 됐다. 발의된 개정법안의 주요 골자는 `인터넷뉴스 서비스사업자는 기사 배열의 기본방침이 독자의 이익에 충실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그 기본방침과 기사 배열의 책임자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개해야 한다'로 적시됐다.

국민들의 소통을 차단하고 눈과 귀를 막아버리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의중이 그대로 반영된 것 같은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나면서 포털 사이트에는 비판 기사가 부쩍 늘기 시작했다. 당연히 대통령을 보좌하고 엄호하는 정부 부처와 여당은 당혹스럽고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에 대응하는 정부 부처와 여당의 기본 인식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이들은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가 오로지 편향적인 것이고, 가짜 뉴스이고, 반 정부 세력들의 주장으로만 단정 짓고 있다.

비판을 수용하고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그리고 개선을 기회로 대통령의 지지율을 어떻게 상승시킬지에 대한 방안을 전혀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다. 그래서 겨우 고안해 낸 궁여지책이 포털 사이트 규제다.

정부와 여당이 포털 사이트 규제에 나선 것에 대해 대부분 국민들은 내년 총선을 지목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를 장악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뉴스를 내보내고 이를 통해 국민들의 심리를 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시켜서 총선에 승리하려고 한다는 것이 이번 포털 사이트 규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다.

뉴스 파급력이 큰 포털들이 정부 규제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면 언론의 권력 눈치보기는 불가피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언론 자유의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면 국민은 우민화(愚民化) 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기득권은 국민이 우민화될 때 자기들의 목적을 쉽게 이룰 수 있다. 어리석은 국민은 기득권이 조종하는 대로 따르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 국토를 집어삼킨 일본은 한반도를 완벽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우민화 교육정책을 추진했다. 민족적·정치적 요소를 탈각시킨 일본의 우민화 교육정책은 우리 국민들을 바보로 만들면서 식민지 지배 질서에 순응하도록 만들었다.

그럴 리 없고 아니겠지만...혹여라도 정부와 여당이 내년 총선 승리와 영원한 정권 유지를 위해 대국민 우민화 정책을 획책하려고 시도 중이라면 이는 정말 무섭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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