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보리수나무
부처님과 보리수나무
  •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 승인 2023.06.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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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부처님이 왕자의 신분을 떨쳐버리고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해탈을 하였다 하여 보통 절에서는 보리수나무를 한두 그루 심는다.

그런데 그 보리수나무가 참 헷갈린다. 절에서 심는 보리수나무와 석가모니가 해탈했다는 보리수나무, 그리고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빨간 열매가 달리는 보리수는 같은 나무일까? 다른 나무일까?

우선 부처님의 고향에서 자생하는 보리수나무는 인도보리수나무(학명 Ficus religiosa)로 뽕나무과의 활엽수이다.

키가 30m 정도 자라는 나무로 우리나라에 살기는 어렵다. 인도에서도 신성목으로 여기는 이 나무를 2014년 인도정부에서 한-인도 정상회담의 상징목으로 기증한 적이 있다.

또 2019년 김해시에서 허왕후의 출신지로 추정되는 인도 아요디아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후 석가모니 보리수 후계목을 기증받아 국립수목원 열대온실에서 관리를 하고 있다. 이 나무가 석가모니 해탈에 관계있는 인도보리수나무다.

`성문 앞 우물곁에 서 있는 보리수/나는 그 그늘 아래 단꿈을 보았네' 슈베르트의 가곡에 나오는`보리수'는 어떤 나무일까?

유럽에서도 보리수나무는 숭배의 대상이 됐는데 정확한 이름은 유럽피나무(학명 Tilia europaea)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절에 심겨진 보리수는 어떤 나무일까? 부처님이 해탈했다는 인도보리수는 열대식물이라서 중국이나 우리나라에 살기 어렵다.

따라서 불교가 전파되면서 인도보리수와 비슷한 나무를 심었는데 그것이 보리자나무(Tilia miqu eliana)이다.

이 보리자나무는 원산지가 중국으로 피나무과의 낙엽활엽수로 우리나라에도 보리수나무가 있어 이것과 구별하기 위해 보리자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털피, 섬피, 달피, 연밥피, 뽕잎피, 찰피, 웅기피나무등 여러 가지 피나무가 있으며 같은 피나무과로 염주나무, 개염주나무 등이 있는데 보리자나무와 비슷해 절에 심기도 해서 보통 보리수나무로 불러 더욱 헛갈리게 만든다.

이들 피나무 종류의 구별은 열매 모양으로 가능하다. 열매가 둥글고 능선이 없는 것이 피나무, 둥글고 기부에 희미한 줄이 있으면 찰피나무,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다섯 개의 능선이 밑에서 끝까지 있으면 염주나무, 둥글고 밑부분에만 다섯 개의 능선이 있으면 보리자나무다.

결국 우리가 절에서 만나는 보리수는 중국에서 들어온 보리자나무이거나 우리나라 자생종인 여러 피나무 중에 한 종류이다.

이제 진짜 보리수나무를 알아보자. 보리수나무는 낙엽 관목으로 우리나라 자생종이다. 흰점이 많이 찍힌 붉은색 열매가 달리는 나무다. 비슷한 종으로 보리장나무 보리밥나무 등이 있다.

요즘에는 왕보리수와 일본이 원산지인 뜰보리수를 길러 열매를 먹기도 한다.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에서 명상은 할 수 없어도 마침 뜰보리수도 빨갛게 익어가니 이거라도 한입 물고 부처님의 뜻을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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