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콘서트, 한가로이 정원음악회
팝페라콘서트, 한가로이 정원음악회
  •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 승인 2023.05.10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산책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윤학준 제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언제부턴가 크로스오버란 용어를 자주 듣게 된다. 보통 퓨전이라고도 표현하는데 음악에서는 보통 크로스오버뮤직(음악)이라는 용어를 쓴다.

사전적으로는 서로 교차된다라는 의미로 쉽게 말해 서로의 장르를 넘나드는 현상, 즉 클래식과 팝이 서로 어우러져 또 하나의 매력적인 장르의 탄생을 의미한다. 예전 `키메라'라는 한국 성악가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괴물 키메라를 형상화한 분장을 얼굴에 하고 성악 창법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를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 팝 반주에 맞춰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기억하기엔 우리나라 크로스오버뮤직의 시초가 아닐까 하는데 여기서 크로스오버적 요소는 클래식인 오페라를 팝처럼 불렀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파격, 혁신, 혼돈 등으로 매우 이례적인 문화로 비추어진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크로스오버뮤직은 음악의 한 장르로서 아예 자리를 잡았다. 이를 주제로 하는 예능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팬텀싱어 시즌 1이 2016년 처음 나왔고 올해 벌써 시즌 4가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배출된 음악가들이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성악, 뮤지컬, 오페라, 트로트 등 분야도 다양하다.

거의 클래식을 전공한 성악가들이 많이 출연하는데 프로필을 보면 세계 유명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 등 화려하다. 하지만 이들이 그것을 버리고 크로스오버를 택한 이유는 대중성이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택해 본인의 장점을 살리면서 예술적인 음악을 한다는 게 매력이다. 이러한 가수들을 흔히 팝페라 가수라고 한다. 대중을 의미하는 `팝'과 클래식 성악곡인 `오페라'를 합쳐 팝페라 가수가 탄생한 것이다.

바로 얼마 전 제천교육지원청에서 팝페라 콘서트 `한가로이 정원 음악회'가 열렸다.

제천교육지원청 공터를 정원으로 조성하고 이를 준공하는 기념으로 기획된 음악회로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관내 특수학급 학생들도 초대하여 아주 뜻깊은 음악회를 가졌다.

출연진으로 요즘 소위 `핫한' 젊은 팝페라 가수들을 초대했는데 팬텀싱어 2와 3을 통해 다크테너로 알려진 `최진호', 역시 팬텀싱어 3을 통해 유기농 테너로 알려진 윤서준, 그리고 유튜브 조회수 2천만의 뮤지컬배우 이희주를 초대해 이태리가곡, 한국가곡, 뮤지컬, 애니메이션 주제가 등 다양하고 멋진 크로스오버 공연을 펼쳤다.

한가로이 정원 앞에 큰 현수막을 설치하고 공연 관람 의자만을 설치했는데 멋진 야외 공연장이 조성되었다.

이 공연 기획을 위해 가장 고민했던 것이 바로 공연 컨셉이었는데 클래식으로 정할지,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로 정할지 고민하다 교육지원청 특성상 젊은 MZ세대 주무관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팝페라로 컨셉을 잡았는데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그 자리에서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사인을 받으려는 직원들도 많았다. 크로스 오버를 통해 남녀노소가 한자리에서 즐거움과 큰 감동을 얻은 5월의 선물 같은 공연이었다.

크로스오버뮤직의 매력은 어울림이다. 꼭 음악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 직장 등에서도 `어울림'으로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다. 각자 개성이 강하고 하는 업무도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나 사고관이 다르지만 그것이 적절히 어우러져 또 다른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크로스오버음악처럼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