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5월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
  • 이선구 증평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 승인 2023.05.09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린광장
이선구 증평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이선구 증평군선거관리위원회 선거주무관

 

당신에게 5월은 어떤 계절인가요? 5월은 누군가에게는 축제의 계절이고, 또 어떤 누군가에게는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각종 기념일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인 나에게 5월은 유권자의 날(5월 10일)이 있는 달이다. 유권자의 날은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최초로 치러진 제헌국회의원 선거를 기념하여 선거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주권의식을 높이기 위해 2012년 공직선거법으로 제정되었다.

선거가 중요하다는 얘기는 수없이 들어왔고 이제는 법률로 기념일까지 제정되었건만 선거가 우리 삶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선거를 통해 몇 번의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사회는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개인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다 보니 이러한 의심은 한층 커져 간다. 독일의 극작가 겸 연출가이자 시인인 B. 브레히트 역시 권력기관이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의심하였다.

브레히트는 그의 시 `바이마르 헌법 제2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그런데 나와서 어디로 가지?/ 그래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라고. 사실 이 시는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전체주의로 치닫는 독일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시기 독일 국민은 그들의 권력을 선거를 통해 히틀러에게 이양하였고 히틀러는 총통이 되었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방영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나는 신이다'의 사이비 교주에 버금가는 존재가 된 것이다.

`당신 스스로가 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의 운명을 개선시켜 주지 않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브레히트의 시보다 더 널리 알려진 그의 명언이다. 브레히트는 암울한 독일 전체주의 시절에 침묵하지 않고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정치적 성향의 시를 쓰는 등 사회 현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2차 대전 후에는 스탈린주의 등 반민주적 사회주의를 비판하는 등 평생 전체주의를 반대하는 실천적 삶을 살았다.

공직선거법은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정하고 이날부터 1주간을 유권자 주간으로 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선거 문화 발전 및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한 이들 - 예를 들면 브레히트와 같은 - 에게 유공자 포상을 하고, 연극 공연, 캠페인, 체육행사 등 참여형 행사를 통해 유권자의 선거 참여의식을 고취할 예정이다.

칸트는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일을 하고, 둘째, 사람을 사랑하며, 셋째 일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진 분야에 이 세 가지 원칙을 적용하기는 쉽다. 하지만 관심이 없는 분야에 희망을 가지고 일을 하며 관련된 사람들을 사랑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 우리의 일상에는 해야 할 일이 많고 정치는 과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지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유권자의 날을 맞아 다시 희망을 가지고 유권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하며 정치인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언젠가는 정치와 관련해서도 행복한 날이 찾아 오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