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호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民·民 갈등'
부사호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民·民 갈등'
  • 오종진 기자
  • 승인 2023.01.0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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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생태계 보전 vs 일자리 창출 … 이견 팽팽
고소·고발전 확대 불구 서천군 어정쩡한 중립

서천군 부사호 대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놓고 서천지역 주민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수상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는 측과 마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태양광 시설이 필요하다는 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급기야는 고소·고발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부사호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서천군 서면과 보령시 웅천읍 일대 부사호 352㏊ 중 만수면적의 20%에 달하는 70㏊에 90㎿급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3만2000가구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주민참여형 부사호 햇빛나눔사업으로 불리는 이 사업은 최근 농어촌공사가 KS 이엔에스와 EPC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지난해 11월 자율공시를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EPC란 대형 건설 프로젝트나 인프라사업 계약을 따낸 사업자가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을 뜻한다.

SK이엔에스는 협약에 따라 1305억원을 투입해 향후 3년간 서천군 부사호에 90㎿ 규모 수상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한 뒤 20년간 발전사업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계약은 주민참여형 부사호 햇빛나눔사업을 통해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이엔에스는 이중 최대 규모인 5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EPC 본 계약 체결 시 관련 공시 진행할 예정이며 상기 협약 내용은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 진행 초기 인근 마을 이장단에서 반대가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제히 찬성으로 돌어섰다는 점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인근 마을 23개 마을에 발전기금으로 2억원씩 총 48억원과 2억원을 더해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최근에는 200억원까지 지원하겠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서천군의 이 사업을 대하는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당초 주민 반대가 심했던 만큼 주민입장을 대변해 오다 이장단에서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자 어정쩡한 중립 위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이 양측은 명예 훼손과 비방으로 고소전까지 불사하며 주민들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서천군 서면 부사호는 천연기념물의 서식지로 알 알려져 있다.

부사호는 1986년 갯벌을 매립하는 간척사업이 시작된 직후 새로 생기는 646㏊의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웅천천을 막아 만든 대형 간척지 담수호다. 1992년 11월 준공됐다.

이곳 부사방조제는 1986년 착공해 1997년 준공된 총 길이 3474m로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에서 서천군 서면 도둔리를 연결하는 서해지역의 조수 피해를 막고 이 일대 농경지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됐다.

부사호 수상태양광 반대 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전남 나주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앞에서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서천 오종진기자

kumjin5596@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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