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Y2K패션 시대
지금은 Y2K패션 시대
  •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 승인 2022.06.0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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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송지은 서원대 패션의류학과 교수

 

유행은 돌고 돈다. 특히 패션분야에서의 유행은 약 20년을 기점으로 꽤나 규칙적인 주기로 반복된다. 작년부터 20년전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 스타일이 간혹 눈에 띄다가 올해는 유명연예인들의 SNS 뿐만 아니라 패션컬렉션 런웨이, 일반인들의 일상 룩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0년대를 대표한 밀레니얼 패션 혹은 Y2K 패션이라 불리우던 그 유행이 다시 온 것이다. Y2K란 Y는 Year (년도)를 의미하며 K는 1000을 나타내는 Kilo(킬로)의 앞 글자이다. 즉 Y2K 패션은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의 패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언제나 유행은 돌고 돌았지만 올해는 특히 전무후무한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며 바이러스와 고군분투하기 이전의 세상을 그리는 분위기와 사람들의 열망이 더해져 패션계에 부는 2000년대 감성은 심상치 않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2000년대를 살았던 밀레니얼보다 1990년도 중반에서 2000년도 초반에 태어난 Z세대들이 이 유행에 더욱 열광한다는 점이다.

미국 디지털 미디어 그룹 리파이너 29는 “코로나 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제한되며 소설 미디어 의존도가 높아졌고 화려했던 2000년대 대중 문화와 패션을 그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며 지금의 현상을 평가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개성을 중시하고 자기표현에 솔직한 MZ세대에게 신체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바디 컨셔스 실루엣과 컷 아웃(cut-out) 아이템 등 그 시절 유행한 Y2K 스타일이 이들에게 유니크하고 힙한 패션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Y2K패션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은 배꼽이 보일정도의 길이가 짧은 상의인 크롭(crop) 탑, 하의를 골반에 걸쳐 마치 흘러내릴 듯 착용한 로우 라이즈 (low rise) 팬츠 또는 스커트이다.

2022년 S/S(Spring & Summer) 패션 컬렉션에서 글로벌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miu miu), 미쏘니(misoni) 등에서 앞다투어 로우라이즈 팬츠에 복고풍 크롭탑 또는 팬츠를 매칭하여 선보였으며,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에서는 카모플라쥬 패턴의 카고팬츠를 선보였다.

20년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2022년에 유행하는 Y2K 무드는 컬러 사용이 좀더 과감하고 밝고 경쾌한 느낌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스타일은 섹시하고 글램한 느낌보다는 하이틴 무드의 화려하고 귀여운 액세서리들을 포인트로 사용하는게 특징이다. Y2K 패션의 재유행은 단순한 트렌드로 그치지 않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다. 복고풍 패션에 꽂힌 Z세대들은 새상품을 구매하는 것 보다 중고거래 사이트나 SNS을 통해 빈티지 물건들을 거래하거나 구매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다. 이는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의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제시한 `N차 신상'이라는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하다.

`N차 신상'은 코로나 19시대에 부상한 2021년 10대 트렌드 중 하나로 물건이 여러 차례 거래되더라도 구매자에게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는 개념을 뜻한다. 불과 20년 전 유행인 Y2K 패션은 Z세대가 중고 소비를 통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빈티지 패션 스타일이 됐다. 합리적 소비 형태와 독특한 표현으로 개성을 추구하는 Z세대 성향이 Y2K 패션의 재발견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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