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자동차
두 얼굴의 자동차
  • 김은규 청주시 공원조성과 주무관
  • 승인 2022.03.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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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은규 청주시 공원조성과 주무관
김은규 청주시 공원조성과 주무관

 

현대사회에서 자동차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자동차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그러나 자동차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등 많은 도움을 주면서도 한편으로는 재앙을 안겨다 주는 이중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연일 TV, 신문 뉴스 등에서 자동차 사고와 관련된 내용을 접하고 있다. 주말 나들이 나갔던 일가족이 탄 차량이 교통법규를 준수하지 않고 신호위반 또는 중앙선 침범으로, 혹은 상대방 차량이 교통법규를 위반해서 대형사고가 발생, 일가족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설마 나한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안일한 생각은 운전자들로 하여금 교통사고 안전불감증이라는 또 하나의 매너리즘에 빠지게 해서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영화로도 상영되었던 `헐크'는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다. 주인공은 평소 이성을 가진 평범하고 온순한 남자로 일상생활을 하지만 분노를 느끼는 등 흥분하게 되면 헐크라는 괴물로 변해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난폭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는 자동차에 가장 잘 어울리는 비유인 것 같다.

자동차는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운행할 때는 많은 이로움과 혜택을 안겨주지만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등 순간의 방심 운전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때때로 손을 들고 건너는 유치원 아이들을 보면 흐뭇한 미소가 저절로 난다. 많은 운전자들도 유치원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을 보면서 너도나도 미소를 보여 준다.

누구 하나 짜증을 부리거나 느린 걸음에 경적을 울려대는 운전자는 없다. 복잡하기만 한 사거리 한복판에서 조용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꼬마 천사들을 보면서 이제 우리 모두가 운전 문화를 바꾸고 조금의 여유와 준법정신을 갖는다면 우리 도로는 경적 소리와 서로 싸우는 모습, 사건·사고로 물들어 있는 참혹한 공간이 아닌 환한 미소가 있는 곳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교통 규범을 지키는 것이 `나만 손해 보는 행위'가 `교통위반 단속에 재수 없어 걸리는 일'이 됐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 준법정신은 사회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약속한 법이나 공중도덕을 지키려는 정신으로 함께 살아가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배웠고 열심히 실천해 왔다. 그러다 자라면서 영화 제목처럼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이 간단한 사실을 잊고 살아가게 된다.

오늘 조용하고 질서 있는 도로를 만든 것은 꼬마 아이들의 작은 미소와 하늘 높이 들어 올린 주먹에도 있었지만 그 아이들이 실천한 준법정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작은 실천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미소를 줄 수 있다. 교통 규범을 지키는 것은 손해 보는 일이 아닌 나와 다른 운전자들에게 행복과 마음의 여유를 주는 일임을 잊지 말자. 2022년 임인년을 맞아 우리 운전문화도 더욱 성숙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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