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에도 출판기념회 러시 `빈축'
확진자 폭증에도 출판기념회 러시 `빈축'
  • 석재동·심영선기자
  • 승인 2022.02.1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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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자치단체장·예비후보 - 교육감 후보
“자제 권고는 커녕 방역대책 역행” 쓴소리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충북지역 출마예정자들이 코로나19 폭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출판기념회를 열거나 기획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출마예정자들은 코로나19 폭증에 행사를 축소하고 비대면 방식을 도입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방역대책에 역행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이차영 괴산군수는 지난 12일 자신의 두 번째 저서 `이차영의 느티나무 생각-함께 가는 길 Ⅱ'출판기념 저자사인회를 열었다.

애초 지인 등을 초청해 좌담 형식으로 출판기념회를 준비했으나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사인회로 대체했다.

그러나 이 군수가 괴산군의 코로나19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쟁상대인 국민의힘 소속의 송인헌·이준경·정성엽씨(가나다순)는 지난 11일 괴산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군민의 건강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사인회 개최를 즉각 중단하고 자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보은군수 출마를 준비하는 민주당 박연수 속리산둘레길 이사장도 13일 보은에서 `실질적 변화 報恩(보은) 보은 박연수'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앞서 청주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 15일 저서 `시민의 꿈 혁신의 길'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마치 선거출정식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출판기념회를 예고한 인사도 많다.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오제세 전 국회의원은 오는 18일 오후 3시 청주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오 전 의원은 지인 등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1만8000원이라는 책값 안내와 함께 은행 계좌번호까지 공지하면서 “무슨 경조사 알림 문자메시지 같다”는 조롱까지 자초했다.

충북교육감선거 출사표를 던진 인사들의 출판기념회도 연이어 예고돼 있다.

김진균 전 청주봉명중 교장과 윤건영 전 청주교대 총장은 오는 26일, 심의보 충청대 명예교수는 3월 1일 출판기념회를 연다.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은 이달 말 출판기념회를 계획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개최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청주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이범석 전 청주부시장은 오는 20일 `동네 친구 이범석의 걸어서 쓴 청주의 꿈'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공직선거법상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의 출판기념회는 `선거일 전 90일'(3월 3일)까지 열 수 있다.

이처럼 출마예정자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책 판매대금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당과 유권자들에게 얼굴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다수의 인사가 참석하는 출판기념회에 대한 쓴소리가 나온다.

지난 12일 충북 도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156명에 달하는 등 사흘 연속 1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단체장은 해당 지역 또는 기관의 방역책임자이다. 공교롭게 출판기념회를 진행했거나, 예고한 인사 모두 단체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단체장에 당선되면 당장 다수가 모이는 행사 자제를 권고할 출마예정자들이 아무리 자신의 선거가 중요하다고 해도 매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경신되는 이런 위기상황에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위선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석재동기자·괴산 심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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