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판치는 요지경 가요계
가짜 판치는 요지경 가요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3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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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아일랜드' 데뷔곡 표절 논란
가짜가 득세하는 사회다. 동국대 교수 신모씨, 전 KBS 라디오 영어강사 DJ 이모씨 등 유명인의 허위학력 파문이 보기들이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이 행동하며 대접받던 이들은 결국 미술계와 방송계에서 퇴출됐다.

청소년 5인조 'FT아일랜드'의 데뷔곡 '사랑앓이'가 표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본 TV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에 삽입된 '리졸버'와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누가 들어도 의심할 지경으로 똑닮았다.

소속사 측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랑앓이'는 이미 방송과 온라인 음악사이트를 점령했다. 베꼈다는 의혹에 휘말린 노래가 정상을 달리고 있다. 난센스, 아이러니다.

가요계에 표절이 만연해 있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반성,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다. 표절을 당연시 하는 작곡자와 연예기획사도 있다. 표절 시비에 휩싸일 때 쯤이면 이미 돈을 벌 만큼 번 뒤인 수가 많다. 운 좋게 표절 사실이 감춰지면 좋고, 들통 나더라도 "몰랐다", "샘플링이다"고 버티면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경험법칙에 기대면 그 뿐이다.

이문세의 '난 아직 모르잖아요', '광화문 연가'등 히트곡을 작곡한 중진 이영훈씨는 "표절한 작곡가 대부분은 본의 아니게 했다고 하지만, 거짓말"이라면서 "몇몇 무식한 제자들 때문에 가요계가 멍들고 있다"고 질타한 바 있다. "힘들게 번 돈으로 음반을 사는데 그 값어치는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사기 좀 치지 말라"는 개탄이다.

FT아일랜드는 TV 가요 순위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다. '사랑앓이'를 그 만큼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좋아한다는 의미다.

혹시 표절이라면, 자신의 우상들을 향해 무조건적 호의를 전한 이들의 실망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만에 하나 표절이라면, 아직 '세상'을 알 필요가 없는 소녀들에게 불신을 심어준 책임을 어떻게 면할 것인가. 행여 표절이라면, 표절곡에 1등 상장을 수여한 방송사의 신뢰도는 어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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