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바에야 해외 골프 가자
이럴 바에야 해외 골프 가자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1.11.02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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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자영업을 포함한 국내 모든 업종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유독 대박을 터뜨린 곳이 있다. 바로 국내 골프장이다. 국내 골프장은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코로나 특수를 맘껏 누리고 있다. 이 같은 호황의 배경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골프 여행길이 막히면서 골프수요가 모두 국내 골프장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제(퍼블릭) 골프장들은 담합하듯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용요금을 횡포 수준으로 올리면서 폭리를 취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정부가 골프를 귀족 스포츠에서 벗어나 대중 스포츠로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재산세, 취득세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해 줬다. 그만큼 저렴하게 골프장을 운영해 더 많은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 정부의 취지였다.

그럼에도 세금은 세금대로 혜택을 받고, 요금은 요금대로 올릴 수 있는 요금은 다 올렸다.

손님도 받을 수 있는 만큼 다 받으니 라운딩 대기시간은 길어졌다. 라운딩을 마치고 나서도 코로나로 인해 사우나 이용이 안 돼 씻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서비스는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나빠졌다. 골프장이 가격을 대폭 올려 폭리를 취할 수 있는 명분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11월 현재 그나마 이용료가 조금이라도 저렴한 수도권 인근 지방의 대중제 골프장을 평일에 이용하려면 1인당 평균 그린피가 25만원, 카트피 2만5000원, 캐디피 3만2500원 등 최소 31만원이 소요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평일 20만원 정도면 라운딩을 즐겼던 것에 비교하면 1인당 10만원 이상을 더 골프장에 바쳐야 잔디를 밟아 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정으로 18홀 골프장이 하루 300명을 수용한다고 쳤을 때 얻는 이익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하루 3000만원, 한 달이면 9억원, 1년이면 1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모든 골프장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1년간 얻는 수익을 합산한다면 천문학적 금액이다.

골프장 관계자가 은밀히 전한 얘기로 국내 수많은 골프장이 코로나 이전에 적자로 진 빚을 1년 만에 다 갚았다고 할 정도니 과히 얼마나 대호황을 누렸는지 가늠이 된다.

SNS에는 골프장 요금을 성토하는 골프인들의 비판이 거세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국내 골프장의 금액 담합을 막아달라는 목소리가 연일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코로나 특수가 끝나는 그날까지 이익을 최대한 누리겠다는 심사로 배짱영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11월부터 위드 코로나가 단계별로 시작됐다. 곧 해외골프 여행길도 열리게 된다. 이구동성으로 “이럴 바에야 해외로 나가서 골프를 치는 게 훨씬 낫다”고 비난해 왔던 골프인들은 괘씸한 국내 골프장들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울 때 우리 국민들은 `착한 임대료 운동', `소상공인 돕기 운동',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등을 전개하면서 고통을 다 함께 분담해 왔다.

온 국민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고통을 분담하는 동안 코로나19를 악용해 돈을 버는데 눈이 멀었던 곳은 골프장뿐이었다.

그러나 호황은 천 년 만 년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곧 절감하게 될 것이다. 올 한해 국내 골프장들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던 국내 골프인들이 너, 나, 우리, 모두 할 것 없이`해외골프여행'이라는 강력한 철퇴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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