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아직은 이른 기대감
위드 코로나, 아직은 이른 기대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11.01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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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 1년 9개월 만에 한국은 1일 `위드 코로나'로 전환됐다. 비록 단계별 일상회복이지만 그동안 꽁꽁 얼어 있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만으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손님을 맞는 소상공인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1단계 지침으로 영업시간이 밤 12시간까지 연장되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어렵게 버텨온 만큼 정상적인 영업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2년 가까이 문을 닫았던 많은 여행사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홈 쇼핑에서는 해외여행 상품을 판매하며 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만 움직였던 여행객들이 하늘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으니 상품도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상으로 복귀하길 고대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여행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음이다.

일상으로의 전환에 따른 기대감은 잡코리아 여론조사로도 확인할 수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 `위드 코로나'시행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성인남녀 52%가 `기대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조금 걱정된다'와 `매우 걱정된다'는 응답자는 47.8%를 차지해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말에는 영화보기와 공연·스포츠 경기 관람을 1위로 꼽았고, 국내여행, 해외여행 순으로 나타났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일상이란 이유로 간과되기 쉬웠던 일들이 이제는 바람이 된 것을 보면 자유로움에 대한 갈망도 커진 게 분명하다.

문제는 단계별 위드 코로나가 순조롭게 시행될 수 있느냐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단계적 일상회복은 6주 간격으로 3단계로 시행된다. 1단계는 생업시설 운영제한 완화이고, 2단계에서는 대규모 행사허용, 3단계에서는 사적모임 제한 해제로 큰 가닥을 잡고 있다. 1단계를 시작한 지금의 상황이 순조로울 때 2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 예고가 나오면서 지난 주말 서울 번화가는 인파로 가득 찼다는 소식이다. `핼러윈데이'를 맞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젊은이와 위드 코로나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서울의 유명 거리를 채우면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부각됐다.

실종된 거리두기, 마스크 미착용한 사람들, 늦은 시각까지 북적이는 사람들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중이용시설 24시간 영업이나 사적모임을 확대하는 방안이 시행되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29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60대 이상 고령층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에게서도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성인 가운데 백신 미 접종자가 500만 명 이상 남아 있고,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실내 활동이 많다는 점, 연말연시 행사에 따른 잦은 모임으로 코로나19 감염과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위드 코로나 1단계를 시행하지만, 방역 조치를 낮추거나, 지키지 않으면서 일상생활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말이다.

이번 위드 코로나의 시행은 모두가 일상을 되찾아가는 시작이다. 오랫동안 억눌려 왔던 자유를 누리려면 모두가 감수해야 하는 규칙이 있다. 단계적인 일상회복이 진행될 때 방역 제한도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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