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서 유유히 흐르는 미호천 '물길 풀길'
캔버스에서 유유히 흐르는 미호천 '물길 풀길'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07.16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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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교수, 순례형식 전시회 열어'지구가 나의 파레트'라고 말하는 김주영 교수(홍익대 미대).
그녀에게 화폭은 자연이고 역사 현장이다. 그래서 때론 그녀가 작품이 되기도 하고, 작품이 자연 속에서 또 다른 작품을 창조하기도 한다.

순례형식으로 갖는 '미호천 물길따라 풀길따라' 프로젝트는 그녀의 기억 속에 담긴 미호천과 앞선 사람들이 밟고간 역사속 이야기들이 물길따라 오래도록 흘러온 삶의 현장에서 새로운 흔적 찾기다. 끝없이 낯선 것을 드러내며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말하는 그녀의 작업을 들여다 보면 낯선 거리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다.

후기 모더니즘의 문화개념으로 현대를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인 노마디즘은 유목하는, 방랑하는 의미를 담은 말로, 김주영 교수는 대지예술로, 대지현장에서 끝없이 예술로 펼치는 주제로 사용한다. 회화에 익숙한 시민들이 새로운 형식의 예술행위를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할지는 미지수다.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장르지만 다큐와 테마, 텍스트 그리고 현장을 연결한 미술입니다. 비디오나 사진은 문화유작이나 민담, 민속 등의 사건을 지역민들에게 듣고 녹화해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또 자연 환경이나 풍경, 풍물을 스케치해 '현장과 생각'을 컨셉으로 기록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프로젝트 현장인 팔결교 아래 모래사장에서는 깃발과 불꽃을 이용한 태극축제와 주변의 모든 사물을 이용해 오브제 형식의 미술세계를 그려낼 생각입니다."

유랑을 뜻하는 노마디즘(NOMADISME) 프로젝트는 그녀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어린 시절 진천에서 자란 그녀는 20여년의 프랑스 활동을 천천히 마무리 지으며 정착을 위해 준비 중이다. 서울과 청주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긴 유랑을 접기 위해 오창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주말에 내려와 작업하고 있다. 농가를 개조한 작업실은 잘 다듬어지지 않으면서도 집 곳곳에 널려 있는 설치 예술작품들이 삶으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5일간 일정으로 6명의 작가가 함께 순례하며 작업할 것입니다. 또 일정에 따라 다른 작가가 합류해 공동으로 작업하기도 하면서 긴 순례를 이어갈 예정이며, 보는 사람들이 이게 뭘까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일게 하는 예술의 유목주의를 담론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프로젝트 노마디즘은 오는 23일 음성 대야리에서 전야제를 시작으로 24일부터 26일까지 미호천 물길따라 도보로 오창 팔결다리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26일 오후 6시부터 팔결다리 아래에서는 1500개의 태극 깃발을 꽂은 뒤 퍼포먼스가 곁들인 불꽃 축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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