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벌쏘임 `주의보'
폭염에 벌쏘임 `주의보'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1.07.28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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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장마 후 불볕더위로 활동 왕성
충북 최근 3년 사고 8~9월 79% 집중
심장발작 등 유발도 … 즉시 병원 찾아야

 

직장인 김모씨(39)는 얼마 전 가족과 함께 괴산의 한 캠핑장을 찾았다.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긴 후 샤워장으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김씨 아들(7)에게 수십 마리의 벌이 달려들었다.

몹시 놀란 김씨는 아이에게 움직이지 말라고 힘껏 소리 질렀지만, 이미 벌들에게 쏘인 후였다.

아이의 얼굴과 팔 등에 침을 쏜 벌은 족히 10마리는 넘었다.

김씨는 곧바로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10여분 만에 구급차를 타고 괴산 시내 병원을 찾은 아이는 천만다행히도 큰 탈은 없었다. 캠핑장 주인은 주변을 샅샅이 뒤진 끝에 벌집을 찾아내 제거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여름철 활동성이 더욱 강해지는 벌에 쏘이는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28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18년~지난해)간 도내에서 발생한 벌 쏘임 환자는 1335명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343명, 2019년 499명, 지난해 493명이다.

벌 쏘임 환자는 여름철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8~9월 벌 쏘임 환자 수는 1020명(76%)으로 절반을 훌쩍 넘는다.

8~9월은 벌이 산란하는 시기다. 개체 수가 늘어나는 데다 벌이 한창 민감해지는 시기여서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

등산객을 공격하는 땅벌과 장수말벌도 요주의 대상이다.

벌에 쏘이면 통증, 가려움, 두드러기는 물론 심장발작과 호흡곤란까지 올 수 있다. 알레르기에 따른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면 1시간 이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벌 쏘임 사고 예방을 위해선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먼저 벌을 자극하는 향수, 화장품, 스프레이 종류 사용은 자제하는 게 좋다. 또 흰색 계열의 긴 옷을 입어 팔·다리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벌을 발견했을 때에는 차분하게 대피해야 한다. 팔을 휘두르는 등 큰 몸짓은 벌을 흥분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만약 벌집을 건드렸다면 신속하게 벌집에서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하고 벌에 쏘였을 때는 상처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어준 뒤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소방 관계자는 “올해는 장마가 짧았고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벌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벌 쏘임 사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니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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