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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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6.14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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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미국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최근 연방국세청 자료를 분석해 최상위 고소득자들이 버는 돈에 비해 턱없이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상위 부자 25명의 자산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총 4010억달러(448조원) 증가했다.

글나 이들이 같은 기간에 납부한 연방 소득세 총액은 136억달러, 15조원에 그쳤다. 이들 부자에게 적용된 실질 세율은 3.4%에 불과했다.

이 매체는 부부 합산 소득이 62만8000달러(7억원)인 가구의 소득세율은 37%에 달한다며 이들 최고 부자들이 납부한 액수의 세율은 미국 중상위층이 내는 소득세율의 10%도 되지않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연소득 7만달러(7800만원) 이하 중하위층의 세율 14%에 비해서도 1/4밖에 되지않는다고 지적했다. 개개인별로 보면 실상은 더 심각하다.

세계 최고의 부호인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2014~2018년에 990억달러(110조원)의 자산을 불렸으나 같은 기간에 낸 연방소득세는 자산 증가분의 1%도 안되는 9억7300만달러(16조원)에 불과했다. 부자 랭킹 2위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이 기간 중 139억달러(16조원)의 자산을 불렸으나 세금은 3.27%에 불과한 4억5500만달러(264억원)만 냈다.

투자의 귀재이자 월스트리트의 전설인 원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도 자산이 243억달러(27조원) 증가하는 동안 세금은 자산 증가액의 0.1%에 불과한 2370만달러(264억원)만 납부했다.

이들 부자 중에는 특정 연도에는 단 한푼도 세금을 내지 않은 때도 있었다. 제프 베이조스는 2007년과 2011년에, 머스크는 2018년에, 조지 소로스는 2016~2018년에 투자 손실 등의 이유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 연초에 코로나19 펜데믹이 세계를 강타하자 내로라하는 세계 부호들이 기부 대열에 동참했다.

앞서 언급한 제프 베이조스와 머스크도 지갑을 열었다. 베이조스는 푸드뱅크에 1억달러(1100억원), 머스크는 인공호흡기 수천개와 마스크 수 만장을 기부했다. 하지만 언론은 이들이 낸 액수에 주목했다. 한 매체는 `베이조스에게 1억달러는 그가 단 열흘만 출근하면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이라고 꼬집으며 턱없이 쥐꼬리만한 기부 행위를 질책했다. 특히 베이조스는 그가 소유한 아마존이 코로나 펜데믹으로 기하급수적인 수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 핀잔을 받았다. 머스크 역시 얼마 안되는(?) 의료용품 지원이 되레 `매'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이들 부호 중 유일하게 욕을 먹지 않고 박수를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게이츠다.

이미 오래전부터 부인과 기부재단(빌앤멜린다게이츠)을 설립해 기부 활동을 해온 그는 코로나 발생초기에 즉각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지원에 1억달러를 기부했다. 백신 치료제 개발 후원금으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그는 이미 유엔(UN)의 아동보호기구인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등 빈곤국들의 질병 퇴치를 위해 콜레라, 소아마비 등 백신을 지원하는 등 수십년째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누적 기부액은 무려 42조원에 달한다.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2019년 자신이 만든 기부재단을 통해 한국의 백신 제조사에 500만달러의 시설비를 무상 지원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백신은 저가에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등지 빈곤국에 공급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빌게이츠를 생각하며 다시 떠올려보는 시대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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