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이 변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이 변하고 있다
  • 강대식 정론회 고문
  • 승인 2021.05.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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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강대식 정론회 고문
강대식 정론회 고문

 

지난 이십년 간 1년에 적게는 20회 많게는 30회 이상 예술의 전당 전시장을 찾아갔을 게다. 각종 사진전시회를 비롯한 미술, 서예, 공예, 수석과 야생화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왔다. 사설전시장을 임대해 전시회를 가지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전시장 크기가 협소하여 흡족할 만한 전시장을 구하기도 어렵다. 그래서인지 유독 예술의전당 전시실은 매년 서로 전시장을 확보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사전에 신청을 받아 사용자를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청서 작성에 공을 들이고, 어떻게 하면 선정될 수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다.

서평포토 회장으로서 매년 전시장 대관 신청을 해 보았지만 지난 25년간 예술의전당에서 전시회를 연 것은 서평전시 25회 중 3회에 불과하다. 그만큼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경쟁이 심해 대관이 어려운데 2020년 새로 부임한 김경숙 팀장이 “단체들에 부여했던 특권을 거두어들이고 일반시민들과 똑같이 같은 기준에서 평가하여 전시실을 대관하겠다”고 기존 방식을 변경하면서 소동이 일어났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려는 예총단체들과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맞서며 “다수 시민들이 특정단체의 특권으로 피해를 보아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팀장의 팽팽했던 신경전. 결국에는 예년처럼 특정단체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제도는 청주예술제행사와 같이 청주시와 관계있는 공식적인 행사를 제외하고 모두 특권이 사라져 버렸다. 서로 입장에 따라 잘했다거나 못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당찬 팀장의 소신 있는 주장을 꺾지는 못했다. 아니 팀장의 소신이 이긴 것이라기보다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기본원칙에는 이의를 달기 어려웠던 것일 수도 있다. 결국, 팀장에 대한 어지러운 뒷말이 흘러다녔지만 결과는 팀장의 판정승으로 끝을 맺었다.

예전 예술의전당 전시실은 시설이 너무 빈약하였다. 전시가 끝나고 작품을 철거한 다음 이어서 전시할 사람을 위해 테이프를 제거하거나 스테플러의 핀을 제거하지 않아 전시 당일 작품을 설치하는 사람들은 이중고에 시달린다. 벽면도 1년에 잘해야 한 번 정도 칠을 해주고, 조명은 낡아 제대로 조명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많았다. 액자 고리가 쑥 빠져 작품이 훼손될 뻔한 아찔했던 순간도 많다. 시상대나 사회석의 탁자는 뜯어지고 여기저기 테이프 자국에 그야말로 넝마조각처럼 지저분하여 전시회를 할 때면 포스터를 가져다가 도배를 하다시피 해야 했다. 전시장 입구 안내석의 탁자는 균형이 맞지 않아 덜컹거리고 지저분하여 하얀 모조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뒤집어 씌워서 사용했다. 1년 뒤에 전시할 때 다시 이야기해도 매번 돌아오는 대답은 건의해 보겠단다. 아무리 청주시에 예산이 없다고 하여도 전시장 3개에 소요되는 조명 일부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둘둘 말려 제대로 걸기도 어려운 고리를 골라 폐기하고, 분기에 전시장 한번 도색하는 것이 그리도 어려울까.

지난 초순 충북불교사진회 18회 전시를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가 조금 놀랐다. 우선 전시장 입구 안내석 탁자가 교체되어 있었다. 오픈식에 가져온 탁자도 기존 나무탁자에서 가벼운 플라스틱 탁자로 변신했다. 팀장이 바뀌니 이런 소소한 것이 하나 둘 바뀌고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그럼에도 작품을 거는 고리의 상태라든가 전시장 벽면에 대한 지저분한 부분에 대한 정비는 필요하다.

이제 변화하고 있나 보다. 이왕지사 변할 것이라면 좀 더 화끈한 변화로 예술의전당이라는 품격에 맞는 전시장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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