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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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6.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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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콘 강을 건너는 정치인
남 경 훈 <정치행정부장>

"주사위는 던져졌다 나는 루비콘강을 건넌다."

로마 공화정 말기 시저가 원로원을 장악한 폼페이우스의 소환명령에 불응하고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강을 건너면서 내던진 말이다.

로마로 들어가기 위해서 건너야하는 루비콘강. 그 강은 무장해제를 하고 건너야하는 강이었다. 그러나 시저는 군단을 이끌고 강을 건너 폼페이우스를 내몰았다.

그후 루비콘강을 건너다라는 말은 물러설곳 없이 도전을 한다. 또는 어떤 일을 할 때 내리는 용단으로 표현된다.

정치권에서 '루비콘강을 건너다'라는 말이 요즘처럼 자주 나오는 경우도 드문 것 같다. 그만큼 결단과 용단을 내려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역대 보기드물 정도로 높은 지지율 속에 한나라당 당내 경선이 시작됐다. 양대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경선 후보로 등록을 마치면서 한 장 뿐인 대권 본선행 티켓 따내기 경쟁에 종을 울렸다.

현행 선거법상 경선후보로 등록하면 이에 불복, 독자출마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치 양보없는 대권경쟁이 본격화 된 것이다. 출사표를 통해 이 전시장은 '대세론'을 박 전 대표는 '대망론'을 역설했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싸움이다.

이같은 상황은 지역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지방정치인들도 '빅2'를 중심으로 정치생명을 내던진 치열한 당내 경쟁에 나섰다.

우선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충북도의회 의원 18명이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표 지지를 공식화 했다. 전체 도의원 31명중 27명이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 3분의 2가 박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이명박 전 시장 측 충북조직도 도의원과 시·군의회 의원 50여명을 중심으로 본격 경선 체제를 구축했다. 의원들 개개인 이름이 계속 거론되면서 이들의 결단이 두 달 뒤 어떻게 나올지 결과가 기다려 진다.

벌써부터 도의회 주변에서는 양분된 의원들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 11일 개원한 6월 임시회 본회의 후 가진 의원간담회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오장세 의장이 MB측 충북지역총괄본부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근혜쪽 의원들의 질타가 나왔다. 의장이라는 공인이 어떻게 특정후보의 경선 책임자가 될 수 있냐는 불만이다. 또 오는 18일 예정된 인사검증 행정사무조사 재의 요구안에 대해서도 양측간의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아름다운 경선이 되지 못하고 험난한 여정이 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아니냐는 걱정도 많다.

이처럼 경선가도에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치열한 초기경쟁에 돌입한 것은 대선후 총선을 의식하는 정치 지망생이 부쩍 늘었고, 자기 지역에서 만큼은 자신들의 정치적인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합집산이 시작된 범여권도 루비콘강을 건너는 정치인이 부쩍 늘어났다.

범여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던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2일 대선 불출마와 탈당을 선언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중단하고 평화개혁세력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온몸을 던질 것이라는 결연한 자세를 밝혔다.

열린우리당 발 헤쳐 모이기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홍재형 의원을 비롯, 충청권의원들도 대세에 따라 탈당을 결행할 예정이다.

전당대회가 위임한 6월 14일이 다가오면서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17대 총선을 통해 충청권을 싹쓸이하다 시피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이 루비콘 강을 건널 당시 시저의 마음과 같을까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6월 한 달 동안은 결단과 용단을 내리는 정치인이 많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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