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훈수정치' 놓고 공방
'DJ 훈수정치' 놓고 공방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5.28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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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시대 흐름 역행 발언", 우리당 "충고 폄훼"
정치권은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른바 '훈수정치'를 놓고 공방을 펼쳤다.

김 전 대통령이 최근 자택을 방문한 범여권 인사들에게 대선을 앞둔 현 정세에 대한 평가와 함께 '대통합'의 필요성을 잇달아 강조하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간의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혁규 의원과 만나 "국민은 대선에서 여야 1대 1 대결을 바란다"고 말했으며, 다음날에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에게 "현재 한나라당 후보들의 지지가 높은 것은 '쏠림'이 아니라 여권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허공에 대고 혼자 주먹을 휘두르는 것"이라며 범여권의 단결을 재차 촉구한 바 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정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범여권의 현 상황을 답답해하면서 "누군가 한 사람이 나서서 정국을 리더하거나 사생결단을 해서 돌파해야 한다"며 범여권의 대통합에 있어 꼬인 실타래를 풀기위해 특정 인사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져 '김심' 논란이 불거졌다.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대선주자들)은 지방을 돌며 국민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쪽(대선주자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시간만 보내고 있다"며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고 위기감을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범여권 대통합의 현실적 방법론과 관련해서도 "단일정당을 구성해야 하고 그게 안 될 경우 연합체라도 구성해야 한다"며 "둘 다 안 되면 대선은 하나마나한 구도"라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김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에 발끈하고 나섰다.

나경원 대변인은 27일 현안 브리핑에서 "국민의 염원을 무시하는 훈수정치"라고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아무리 훈수를 둬봐야 모래알처럼 흩어진 범여권 주자들이 쉽게 뭉치지 못할 것이다"며 "대권고지를 두고 경쟁하는 정치인들이 원로의 훈수 한 마디에 자신의 욕망을 접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정치9단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이 혼자서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고 했는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뒷골목 주먹질에 비유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은 또 "답답한 마음이야 이해를 하지만 무능한 좌파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치단결된 여론이다"며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국민들의 염원을 무시하는 발언은 삼가 바란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이같은 비난에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갖고 "김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차기 대선구도는 1대 1 구도'는 국민의 뜻을 생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선진정치를 주문한 것이다"며 "국력의 신장에 걸맞게 이제 대한민국의 정치도 올 대선을 기점으로 보다 투명한 경쟁구도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고 해석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러한 원로 정치인의 훈수를 폄훼하고 나선 것을 볼때 한나라당은 1대 1 구도가 두려운 것이다"며 "원로 정치인의 충고를 폄훼할 만큼 겸손함도 없고, 또 그렇게 자신 없어 보이는 것은 국민이 두렵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뒷골목 주먹질'이라고 폄훼한 것은 오만한 발언이며, 전직 국가최고책임자이셨던 원로 정치인에 대한 예의도 없는, 한마디로 '버르장머리 없는 발언이자 태도'인 것이다"며 나 대변인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28일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를 면담하고, 29일에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를 만나는 등 범여권 진영 정당대표들과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근태 전 의장 등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열린우리당내 유력 정치인들과도 조만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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