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07.04.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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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생각하는 청원, 괴산 생각하는 청주
충북 청원군의 인구가 2006년 말 기준으로 13만 6398명의 제천시보다 140여명 많다. 청원군은 군수가 나서서 자축행사를 하면서 더 인구를 늘리도록 독려했다는 소식이다. 청원군이 청주·충주에 이어 충북 기초자치단체 중 세 번째로 크다는 것이 과연 자랑할만한 일인가. 물론 청원군의 성장발전에 축하를 보내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가면서 자축한다는 것은 반드시 옳은 일만도 아니다.

청원사람들은 제천사람들이 듣기에 얼마나 불쾌할지를 생각했어야 한다. 제천시가 청원군보다 인구가 작아졌다는 것은 제천의 문제라기보다는 충북 안에서의 독점구조(獨占構造)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청주와 청원이 주요 산업과 정치, 행정의 중심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회적 현상일 뿐이다. 이것은 서울이 인구가 많은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런데도 마치 청원은 승리자이고 제천은 패배자인 것처럼 인식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청주의 용암동 일대의 인구가 괴산보다 많다고 한다. 청주 시민들은 아무런 생각이 없이 그런 수치계량적 사실을 그대로 발화한다. 그러나 괴산군민들이 들으면 얼마나 불쾌하겠는가 그런 식이라면 대한민국은 중국의 일 개 성보다 작다라는 사실이 통용될 수 있다. 중국인이 태연하게 남북한을 합쳐보아야 중국 사천성보다 인구가 작다고 한다면 한국인들의 기분이 어떻겠는가. 무척 불쾌할 것이다. 그렇게 당사자들이 누구를 불쾌하게 만들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을지라도 결과가 불쾌하다면 신중하지 못한 발언임을 인식해야 한다.

많은 일이 인구비례(人口比例)로 확정되는 경우가 많다. 정치가나 관료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 역시 인구를 절대기준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어느 국가나 인구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산장려책, 이민, 사망원인 줄이기, 낙태금지 등의 인구증가 정책을 쓰고 있다. 인구를 유지하려는 것은 성장과 발전에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과 발전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최소한의 인권(人權)이 지켜지고 또 인간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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