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단체 사칭 공사장 이권개입·공갈 참다못해 수사의뢰
장애인 단체 사칭 공사장 이권개입·공갈 참다못해 수사의뢰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7.02.15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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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3개 단체 회견, 사업자 처벌 요구
   
▲ 남상래 충북 신체장애인복지회장과 변창수 청주시 장애인단체협의회장, 충북 지체장애인협회 백상기실장(왼쪽부터)이 14일 청주시장애인복지센터에서 건설현장 등에서 장애인단체를 사칭해 이권에 개입하고 불법을 자행하는 (주)한국장애인 자활사업본부 사장 L씨에 대한 관계기관의 수사를 촉구하며 관련 자료를 보이고 있다./유현덕기자
장애인 단체들이 장애인을 사칭해 아파트 공사현장을 찾아 이권개입과 공갈, 협박을 일삼고 있는 사업자를 처벌해 달라는 기자회견과 함께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해 귀추가 주목된다.

충북지체장애인협회와 청주시장애인단체협의회, 지체장애인협회, 충북도 신체 장애인복지회 등 3개 장애인단체는 14일 오전 11시 청주시장애인복지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한국장애인 자활사업본부 사장 A씨(55)의 장애인 단체 사칭 행각과 동원된 장애인들의 과격한 행동 때문에 전체 장애인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며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 L씨는 자신이 설립한 회사 법인에 장애인이라는 문구 넣어 일반인들이 오인하게 한 후 장애인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폭력과 공갈로 건설현장의 고철, 인테리어 공사 등을 따내는 악질 사업자"라고 규정하고 "청주시내 건설현장을 상대로 경기, 인천지역의 장애인을 매수해 과격한 시위와 폭력을 자행하도록 유도한 후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업체로부터 돈을 뜯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이용당한 장애인들의 과격한 행동을 보고 시민들이 대다수 장애인을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며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진정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내 3개 장애인협회가 14일 경찰청에 제출한 진정서에는 청주 봉명·신봉지구 현대 I-PARK 공사현장에 난입해 인테리어 공사를 요구하며 5개 업체로부터 각 500만~700만원을 편취한 사실(2005년) 사직주공 재건축조합사무실내에 장애인을 동원해 고철 사업권을 요구하며 공갈 협박하고 집기를 파손한 사실(2006년) 대우건설 본사에 경기·부천지역 장애인 40여명을 매수해 시위를 한 사실(2007년 2월 1일) 장애인 단체처럼 협조 공문을 발송한 점 의사를 매수해 장애인등록대장에 '양상지' 2급 판정을 받은 점 개인 집과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으면서 국민기초수급자로 선정된 점 등 6가지 사항을 담고 있다.

남상래 충북도 신체장애인복지회장은 "장애인은 법 질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며 "장애인이 마치 법질서를 무시하는 특권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남 회장은 이어 "장애인이 장애인을 감싸지 못하고 고발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A건설에 근무하는 C씨는 "지난 연말 (주)한국장애인 자활사업본부 사장 L씨가 경기 부천지역의 장애인 10여명을 동원해 청주 건설현장의 고철(잔폐물) 수매권을 넘기라며 서울 본사를 찾아가 집회를 열기도 했다"며 "지난 8일부터는 계란투척은 물론 집기 파손 등 과격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고철 인수 사전 계약자가 L씨를 만나 집회 철회와 행동 자제를 조건으로 50%를 양도하겠다는 제안까지 했다"며 "L씨는 B건설까지 고철 수매권의 50%를 양도할 것을 강요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자 강도높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국장애인 자활사업본부 L씨는 오는 22일, 23일 B건설 본사를 찾아 집회를 하겠다고 서울서초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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