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칭 중국인 사기혐의 검거
금감원 사칭 중국인 사기혐의 검거
  • 김대환 기자
  • 승인 2007.01.05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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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도용 됐다 속인 뒤 계좌이체로 돈 챙겨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전국적으로 수십명에게 금품을 빼앗은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흥덕경찰서는 4일 금감원 직원인 것처럼 전화를 걸어 신용카드가 도용되고 있다고 속인 뒤 계좌이체 방법으로 돈을 챙긴 루모씨(31·중국인), 김모씨(34·귀화인) 부부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루씨로부터 개당 5만원의 돈을 받고 통장을 개설해준 모 대학 중국인 교환학생 A씨(20) 등 4명을 입건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2월22일 오전 10시 30분쯤 중국에서 장모씨(37·여)에게 전화를 해 "카드대금이 연체됐는데 누군가 명의를 도용하고 있다"고 속인 뒤 현금인출기로 유인 A씨의 명의 통장으로 1000만원 상당을 송금 받는 등 19명의 피해자로부터 8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검거과정에서 3500만원 상당의 현금과 통장, 현금카드 각각 50여개, 휴대폰, 돈을 세는 기계인 계수기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전국을 상대로 몇 개의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있고, 국내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중인 A씨 등 학생들을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접촉한 뒤 통장 1개를 개설해주면 5만원을 지급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경찰은 A씨 등으로부터 모두 16개의 통장을 건네받아 이중 6개의 통장을 범행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맨 위의 총책으로 보이는 중국인이 중국 현지에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새롭게 개설된 통장으로 돈을 이체시키고 중간책인 루씨 등이 돈을 인출한 뒤 불법적인 방법으로 중국에 송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앞으로 압수된 통장의 계좌추적, 휴대폰 통화내역 조사, 발신자 추적 등을 통해 관련자를 검거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최기영 수사과장은 "자동화기기로 환급되는 세금이나 이체 업무는 없어 국세청·금감원을 사칭한 전화는 거의 100% 사기로 보면 된다"며 "현금인출기 등 주의 안내문을 붙였는데 아직도 이 같은 피해가 반복되고 있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하는 중간에도 중국에서 걸려 온 것으로 보이는 전화가 압수된 휴대폰에서 연신 울리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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