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원 문진 강화로 헌혈자 발길 '뚝'
혈액원 문진 강화로 헌혈자 발길 '뚝'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6.12.26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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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 늘고 시간 3~4배 소요로 기피
   
▲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안전한 혈액확보를 위해 사전 문진검사가 정밀해지며 헌혈 부적격자들이 늘어나고 있어 전국적으로 혈액 위기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9일 충북적십자사 혈액원에 들어오는 혈액운송박스에 불과 몇개의 혈액만이 들어있다. 헌혈에 대한 관심이 절실할때이다./전경삼기자
부적격자 헌혈자로 인해 발생되는 수혈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강화된 문진이 오히려 헌혈 기피현상으로 나타나 헌혈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와 함께 헌혈자의 60%를 차지했던 고등학교·대학교 겨울방학과 맞물려 하루 혈액 적정보유량의 3분의1도 확보하지 못해 혈액 확보에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혈액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보유 혈액은 0(+)형의 경우 적정 보유량이 PRC(적혈구제제)는 125유니트, PC(혈소판제제) 33 유니트로 총 158 유니트지만, 이날 확보량은 PRC는 12 유니트, PC는 5 유니트 등 총 17 유니트를 확보했다. 이는 적정보유량의 11%에 불과하다. A(+)형의 경우도 적정보유량이 PRC가 150 유니트, PC는 45 유니트로 총 195 유니트지만, PRC 15유니트, PC 8유니트 등 총 23 유니트만 확보했다. 이외에 B(+)형은 18%, AB(+)형은 30% 밖에 확보되지 못했다.

이처럼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것은 수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문진검사(헌혈 전 실시되는 질병 확인서)가 강화돼 부적격자가 급증했고, 검사시간도 전에 비해 3~4배 이상 소요되자 헌혈을 기피하는 역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강화된 문진단답식 문진형식인 예전엔 2~3분이면 끝났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채혈단계부터 혈액의 안전성을 확보하고자 문진 내용을 강화했고,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도 마련됐다. 이에따라 B형간염, C형간염, 후천성면역결핍증, 한센병, 바베시아증, 샤가스병,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일명 광우병) 환자는 헌혈에 영구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

치료 종료 후 말라리아 병력자는 2년, 성병은 1년 동안 금지되며, 건선치료제(아시트레틴 등), 항암제 등 위험약물 복용자도 곤란하다.

법정전염병 말라리아 거주지 제한구역도 읍·면·동에서 시·군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광우병 발생 국가인 영국(3개월), 프랑스와 유럽국가(5년)에 체류한 자도 참여할 수 없는 등 문진표 작성에만 10여분이 소요된다. 내년에는 A4 3장 분량 늘어 더욱 강화된다.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안광미 간호사는 "강화된 문진은 헌혈자와 수혈자의 안전을 위해 당연하지만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적격자가 증가한 만큼 참여자가 늘어야 적정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청소년들의 겨울방학도 혈액수급의 어려움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전체 헌혈자의 22.2%와 34.4%를 차지하고있는 고교생과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혈액원은 군부대로 눈을 돌린 실정이다. 하지만 19.6%를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도 자율적 권고사항으로 변화돼 참여율이 감소한 상태다.

혈액 확보방안은매혈을 방지하기 위해 제공하는 혈액증서의 개념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다.

헌혈인구 유도를 위해 제공되는 상품도 외국에는 없다. 내가족의 생명을 지킬 자원으로 인식하는 시민의 의식변화가 절실하다. 또한 기업이나 학교보다 공무원들의 참여율은 3.4%에 불과한 실정이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이외에 1만 2000명의 도내 등록헌혈 회원의 체계적 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다.

유영진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담당자는 "헌혈에 참여하는 공무원은 반가(半暇)를 받음에도 국민참여율 5% 기준으로 3.4%밖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공무원들이 헌혈에 적극 참여토록 의식이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성일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 팀장은 "헌혈은 무경험자보다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비율이 높다"며 "잠재 헌혈자인 도내 등록헌혈 회원을 체계적 시스템을 갖춰 지속 관리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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