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실향민 5645명 … 이번 추석엔 가족 만날 수 있을까
충청 실향민 5645명 … 이번 추석엔 가족 만날 수 있을까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5.08.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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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이산가족 상봉 진행 위해 새달초 적십자 실무 접촉

컴퓨터 추첨 통해 상봉 후보자 고령자·직계가족 우선 결정

남북 고위 당국자회담의 이산가족 상봉 재개 합의로 올 추석 이산가족들이 만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청권 실향민 5645명 가운데 얼마나 상봉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 7월말 기준으로 전국의 이산가족 수는 6만6292명이다. 이중 충청권에는 충북 2064명, 충남 1958명, 대전 1492명, 세종 131명 등 총 5645명이 거주하고 있다.

함경남도 안변이 고향인 전예근 옹(92·청주 우암동)은 고향에 부모님과 형제들이 있다. 8형제 중 셋째인 전 옹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일본 도쿄로 유학가 중·고 시절을 보내다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고향으로 돌아왔다. 일본 징병 1기로 전쟁에 나가야 했던 전 옹은 의무병은 연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진학했고, 그것이 가족들과 헤어지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일본 징병 1기로 차출돼야 했지만 징병을 연기시킬 목적으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나 서울에 왔다”며 “대학 졸업 후 군대 생활도 증평 37사단에서 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고향인 안변에는 동요 ‘엄마야 누나야’에서 나오는 노랫말처럼 금모래빛의 바다가 있어 지금도 눈감으면 생각이 난다”며 “형이 찍은 고향 사진이 한장 있는데 사진을 볼때마다 가족들이 더욱 생각난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관계자는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적십자사에 언제 가능한지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충북지역 이산가족들이 상봉 가족에 많이 포함돼 그리운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진행을 위해 9월 초 적십자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여기서 남북 당국 간 합의로 행사 일정이 결정되면 대한적십자사 주관 하에 등록 이산가족 중 교류 대상자 선정 작업이 진행된다.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인선위원회가 인선 기준을 마련하면 컴퓨터 추첨을 통해 상봉 후보자를 결정한다. 단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 20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산가족 상봉단에 포함됐던 사람들은 제외된다. 2005년부터 3년간 7차례에 걸쳐 화상을 통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났던 이산가족도 제외된다. 이산가족 절반 이상이 80세 이상인 점을 고려해 고령자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또 부모·부부·자녀 등 직계가족 순으로 가점이 부여된다. 이를 토대로 1차 후보자(방문자의 3배수)가 추려지면 본인의 의사확인과 신체검사 등을 통해 적격자를 선별한다. 이후 컴퓨터 추첨을 통해 북측에 생사확인을 의뢰할 대상자(방문자의 2배수)가 결정된다. 최종 상봉 대상자는 북측에서 통보해온 생사확인 결과를 바탕으로 재차 고령자, 직계가족을 우선해 확정한다.

그동안 남북교류를 통해 상봉한 이산가족은 총 2만2704명(화상상봉 3748명 포함)이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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